미얀마 경찰, '식당 난동' 군정 실세 자녀 대신 종업원 구금

기사등록 2021/06/10 11:57:01
[네피도=AP/뉴시스]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2021.06.10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미얀마 경찰이 식당에서 난동을 부린 군사정부 실세 자녀 대신 이를 말리던 식당 주인과 종업원을 체포해 과거 군사독재 시절로 회귀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10일 이라와디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미얀마 군사정부 내무장관 소 툿(Soe Htut) 중장의 아들 시투 툿(Sithu Htut)은 지난 1일 저녁 수도 네피도 자부티리에 위치한 한 고급식당에서 여성 2명, 또다른 남성 3명과 식사를 하던 중 다른 좌석에 앉은 젊은 남성 3명과 시비가 붙었다.

싸움은 다른 좌석에 앉은 남성들이 시투 툿과 함께 식사하던 여성을 희롱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투 툿은 젊음 남성들에게 병과 잔을 던졌고 주방으로 도망친 남성 1명을 쫓아가 폭행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식당 종업원들이 개입해 시투 툿에게 멈추라고 요청하자 시투 툿과 일행이 직원들을 때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시투 툿의 일행 중 한명이 전화를 걸자 경찰차 20여대가 식당을 에워쌌고 사복경찰이 식당으로 들어와 시투 툿을 보호했다고 했다.

식당 종업원들은 경찰이 건물을 수색하고 휴대전화를 압수하는 동안 쪼그리고 앉아 있어야 했고 식당 주인과 바텐더의 부인, 그들의 아이 2명 등 많은 사람들이 구속됐다.

여성 수감자 17명과 주방에서 구타를 당한 남성 1명은 다음날 풀려났지만 식당 주인과 종업원 15명은 여전히 구금돼 있다. 이들은 변호사 접견도 허용되지 않고 있다.

소식통은 "식당 주인은 싸움이 끝난 이후에 도착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물어봤다"며 "식당 종업원들은 시투 툿이 장관 아들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한 주민은 "일이 어려워졌다"며 "군사 (독재) 시대로 회귀했다. 이제 부모의 계급이 중요하다"고 했다.

시투 툿은 쿠데타 지도자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측근이자 군정 최고기구인 국가행정위원회(SAC) 위원인 소 툿 장군의 3남 중 막내로 건설과 관광업체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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