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反군부' 임정 "中 군정 합법화 시도, 양국 관계 훼손"

기사등록 2021/06/09 15:51:02
[양곤=AP/뉴시스]지난 4월7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에서 반 쿠데타 시위대가 시위 도중 "중국은 좋은 이웃이 아냐"라고 쓰인 손팻말과 중국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 2021.06.09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미얀마 반(反)군부진영이 세운 임시정부 '국민통합정부(NUG)'가 중국을 향해 군사정권을 합법화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양국 국민간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얀마 정치적 위기 해결책 모색을 위한 협력도 요구했다.

9일 이라와디에 따르면 NUG는 지난 7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중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미얀마 사태 해결책을 찾기 위해 NUG와 적절히 관여하는 것에 실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NUG는 "중국 정부는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설립한 (군사정권 최고 기관) 국가행정위원회(SAC)가 미얀마 국민을 대표하지 않으며, 이를 미얀마 정부로 정당화하려는 노력은 양국 국민간 관계를 저해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했다.

천 하이 주미얀마 중국 대사는 지난 4일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최고 사령관과 회동에서 그를 '미얀마 지도자'라고 언급해 반군부 진영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중국은 쿠데타를 '중대한 개각'이라고 표현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규탄 시도를 '내정 간섭'이라며 저지하는 등 친(親)군부 행보를 보여왔다. 미얀마내 반중여론이 확산되면서 중국 투자 기업이 공격을 받기도 했다.

NUG는 중국이 지난 6~8일 충칭(重慶)에서 개최한 아세안 대화 관계 구축 30주년 기념 특별 외교장관 회의와 란창강-메콩강 협력(LMC) 제6차 장관 회의에 미얀마 군부가 임명한 외무장관을 참석시키고 NUG 외무장관을 배제한 것도 비판했다.

왕 부장은 지난 7일 중국-아세안 특별 외교장관 회의에서 "미얀마 사태는 중국의 이익과 직결돼 있다"며 "중국은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하고 있고 아세안의 미얀마 문제 관여를 지지한다"고 했다.

NUG는 "중국과 아세안 모두 외교장관 회의를 위해 NUG와 접촉하지 않았고, 중국은 NUG와 협의하지 않고 군사정부와 LMC 준비를 했다"며 "이와 같은 움직임은 미얀마의 주요 지역 기구 참여를 저해할 위험이 있고 LMC의 중요한 지역 안보 위협 해결 능력을 위협한다"고 했다.

다만 군부의 최대 후원자인 중국과 대화의 끈을 놓지는 않았다. NUG 의회 격인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가 지난 4월초 양곤에 위치한 중국대사관 참사관과 전화 통화를 한 바 있다고 이라와디는 설명했다.

NUG는 "NUG 장관들은 양자와 다자 플랫폼 모두를 통해 중국과 건설적 대화에 관여하는 기회를 바라고 있다"며 "천하이 미얀마 주재 중국 대사가 편할 때에 접촉할 수 있다"고 했다.

CRPH는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으로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당선됐지만 쿠데타로 의원직을 상실한 인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NUG는 CRPH가 소수민족 무장단체를 포섭해 설립한 임시정부다. 군부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국제사회로부터 합법정부로 인정받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군부 쿠데타에 비판적이고 아웅산 수지에 동정적인 서방 국가에서도 NUG를 합법정부로 인정한 곳은 없다.

아세안도 지난 4일 림 족 호이 사무총장 등을 지난 4일 네피도로 파견해 민 아웅 흘라잉 등 군부 지도부과 회동했지만 NUG와는 접촉하지 않아 반발을 샀다.

아세안은 당시 즉각적인 폭력행위 종식, 평화적 해결책 마련을 위한 대화 시작 등 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5대 합의 이행을 촉구했다. 군부와 반군부 진영간 대화를 중재할 아세안 의장 특사 지명자 명단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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