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연구팀 발견…해동 뒤 생식 활동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2만4000년 간 얼음에 갇혀있다 부활한 '담륜충'(bdelloid rotifer)이 발견됐다. 담륜충은 깨어난 뒤 생식 활동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과학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는 이날 이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러시아 토양 빙설학 실험실 연구팀은 러시아 북동부 알라제야 강 영구 동토층 표면에 3.3m가량 구멍을 뚫어 수집한 시료에서 고대 영구 동토층에 갇혀 있던 담륜충을 발견했다.
아디네타(Adineta) 속(屬)인 담륜충은 뇌, 내장, 근육, 생식기 등 장기를 갖추고 있었다. 해동된 뒤 생식 활동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륜충은 지구상에서 방사능에 가장 강한 동물 중 하나로 낮은 산소나 산성, 탈수 등 극한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 앞서 냉동 상태로 10년을 버틴 담륜충이 발견된 바 있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생존 기간이 수만년으로 길어졌다.
연구에 참여한 스타스 말라빈은 "다세포 유기체가 신진대사를 거의 하지 않은 채 냉동 상태로 수만 년을 버틸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라고 평가했다.
고대 생물체가 영구 동토층에 갇혀있다 부활한 사례는 이전에도 발견된 바 있다. 남극 이끼 줄기가 400년간 냉동 상태로 갇혀있다 살아났으며, '선충'(nematode)으로 불리는 회충도 3만여년 된 시베리아 북동부 영구 동토층에서 발견됐었다.
다만 혹독한 환경에서 어떻게 세포와 조직을 보존했는지는 연구 과제로 남아있다. 또 복잡한 유기체인 포유동물이 냉동 상태로 보존되다 수만년 뒤 부활하는 건 현재로선 불가능하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연구팀은 유기체가 해동 후 다시 살아나는 과정에서 생리학적·생화학적 메커니즘이 어떻게 관여했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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