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순간"이라더니…"검사, 대통령 안돼"
朴·文·安과도 '공천' 등 갈등…정치적 결별
尹, 김종인 제외 野 접촉 "서운함 드러내"
지난 4일 김 전 위원장은 "검찰 조직에 오래 있던 사람이 지금의 어려운 정국을 돌파할 수 있겠나”라고 윤 전 총장을 겨냥한 뒤 "경제에 대한 대안이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다른 자리에서는 "100% 확신할 수 있는 후보가 있으면 도우려고 했는데, 그런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내가 윤 전 총장을 기다리는 것 같은 표현을 하는데, 지금까지 누구를 기다려 본 적 없다"고도 했다. 윤 전 총장과 확실히 선을 긋는 발언의 연속이다.
이 같은 태도 전환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정치적으로 내민 손을 윤 전 총장이 잡아주지 않고 있는 데에서 원인을 찾는다. 한때 두 사람이 회동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아무래도 정치경험이 전무한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여야를 넘나든 김 전 위원장을 만나 이런저런 정치적 훈수를 받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김 전 위원장을 만나는 대신 국민의힘 권성동 정진석 윤희숙 의원 등을 차례로 접촉하며 정치적 메시지를 던져왔다. 윤 전 총장의 정치행보 시동에 김 전 위원장은 배제된 것이다.
이와관련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6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안에서 가장 어른이 아닌가. 10개월여 간 비대위도 이끌었고"라며 "그렇다면 가장 먼저 자신에게 와서 통합을 할 건지, 제3지대로 갈 것인지 설명하는 것이 그에 대한 배려라 생각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은 정치적 개성이 강한 분이고, 자신의 확신을 따라 주지 않으면 서운함을 드러내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한마디로 윤 전 총장이 자신을 찾지 않은데 대한 서운함을 "검사가 바로 대통령 된 적 없다"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 같은 김 전 위원장의 '변심'은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1년 새누리당의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들어와 이듬해 대선에서 '경제민주화' 카드를 꺼냈고, 박근혜 후보를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도 '악연'으로 유명하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해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2011년 안 대표가 김 전 위원장에 정치 멘토 역할을 부탁했으나, "국회부터 들어가서 배우라"는 김 전 위원장의 조언을 거부했다는 뒷배경을 전했다. 5년 후 안 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국민의당을 창당하면서 두 사람은 엇갈린 길을 걷는다.
그는 2016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과도 좋지 않게 헤어졌다. 민주당은 123석을 얻으며 성공했지만, 공천 과정에서 친문 인사가 줄줄이 컷오프되며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이후 김 전 위원장의 당대표 경선 참여 여부와 관련해 두 사람이 다른 말을 하게 되면서 결별을 하게 됐다.
이렇게 여러 대선주자들과 만남과 이별을 반복한 김 전 위원장이 이번에도 윤 전 총장과 온탕 냉탕을 오가는 관계설정으로 접어들고 있는 듯 하다.
그러면서 김 전 위원장은 고개를 돌려 '김동연 띄우기'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CBS라디오에선 "첫째로 경제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고, 그 사람의 성장 과정을 놓고 봤을 적에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 참 대단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윤 전 총장은 김 전 위원장의 이 같은 오락가락 행보에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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