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세자매 힘 합쳐 59% 지분율로 구본성 대표 해임안 처리해
구본성, 보복운전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고가 결정적 이유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구지은 전 대표가 남매간 경영권 분쟁에서 이기고 5년만에 아워홈 경영에 복귀했다.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와 장녀 구미현씨, 차녀 구명진씨 등 아워홈 세자매는 약 59%에 달하는 지분율을 앞세워 이사회를 장악, 구본성 대표이사를 해임하는데 성공했다.
새롭게 선임된 21명의 신규 이사를 비롯해 이사회는 아워홈을 이끌 수장으로 구지은 전 대표를 선택했다. 2004년 외식사업부 상무로 아워홈 경영에 참여했고 2015년 부사장에 오르는 등 차기 수장으로서의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이날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신규이사 선임안, 보수총액 한도 제한안 등을 통과시켰다. 장녀 구미현씨는 그동안 구본성 부회장을 지지했지만 이날은 구 전 대표를 도왔다.
구미현씨가 보유하고 있는 19.3%의 지분이 구 전 대표쪽으로 움직이면서 세 자매의 지분율은 59.57%가 됐다. 60%에 달하는 지분율을 앞세워 세자매는 이날 주총에서 주주제안을 통해 21명의 신규 이사들을 추천, 선임하는 데 성공했다.
주총 직후 곧바로 이사회를 열어 구본성 대표이사 부회장을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하는 안까지 통과시켰다. 아워홈의 새로운 대표로는 구지은 전 대표가 선임됐다.
구 전 대표가 반란에 성공한 이유는 ▲이사보수한도 사용초과 및 증액 논란 ▲정기주총 개최 관련 법, 정관 무시 논란 ▲보복운전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고 등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구본성 부회장은 그동안 아워홈이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도 본인을 포함한 이사 보수한도를 늘려왔으며 최근에는 이사보수한도를 초과로 사용했다는 논란이 발생했다.
주총이 법과 정관을 무시하고 열리지 않았던 점 등도 문제가 됐다. 일부 주주들은 올해 3월까지 열려야 하는 주총이 개최되지 않는 것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법원이 주총 개최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지난 3일 법원이 보복운전으로 차량을 파손한 혐의에 대해 구본성 부회장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은 세자매의 반란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구본성 부회장이 오너로서 자질과 품위를 지키지 못했고 이사보수한도 사용초과 등 갖은 구설수가 제기되자 그동안 지지를 표명했던 장녀 구미현씨가 돌아서게 만드는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는 분석이다.
신임 대표에 오른 구지은 전 대표는 이날 이사회의 신임 대표 결정이 확정된 이후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구 전 대표는 일부 임원을 좌천하거나 업무에서 배제 또는 해고했다는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는 만큼 향후 아워홈을 이끌면서 투명한 경영 활동과 사업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구 전 대표가 기업공개(IPO)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상장사로서 주주와 종업원들의 권익이 보호받지 못한다는 지적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또 구본성 전 부회장 개인에 의해 1조7000억의 매출규모를 가지고 있는 아워홈같은 대기업이 좌지우지되는 문제점을 노출한 만큼 이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편 이날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된 구본성 부회장은 당분간 아워홈의 사내이사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3분의 2 이상의 지분이 동의해야 사내이사직도 박탈할 수 있어서다. 구 부회장의 지분은 38.56%로 3분의 1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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