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이 특수관계' 공격 이어지면 운신 폭 줄어 들어
이 "유승민 최대 피해자" 유 "사적 대화 끊을 생각"
유승민계 세력화해 정책적 지원…'날개' 펼 모멘텀
윤석열 '원톱' 구도 깨기엔 劉 지지율 낮아 한계도
이 전 최고위원과 경쟁하는 나경원 주호영 후보 진영에서는 "이 전 최고위원이 되면 유승민 전 의원만 유리해지는 불공정 경쟁이 우려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불리해질 것"이라는 논리로 공세를 펴고 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최고위원이 국민의힘 당 대표가 됐을 때 유 전 의원에게 나쁠 것이 하나도 없다. 두 사람의 정치적 인연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대표가 측근인데 인사나 정치 일정 조정 등에서 유 전 의원에게 불리하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렇다면 이 전 대표가 당 대표가 된 경우에 유 전 의원이 얼마나 덕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각종 대선 경선 룰을 조정하면서 윤석열 전 총장과의 경쟁에서 유 전 의원이 우위를 점할 수 있을 정도로 이 전 최고위원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유 전 의원에게 꽃길만이 펼쳐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분석이다. 왜냐하면 이 전 최고위원이 대표가 되더라도 여러 현실적 한계점에 봉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현직 의원이 아니기에 당내 의원들에 대한 영향력이 아무래도 여느 대표에 비해서는 작다. 더구나 대선 후보가 결정될 때까지 지휘봉을 잡게 돼 '한시적 대표' 성격도 강하다. 나아가 이 당에 몸담은 지 얼마 되지 않기에 뿌리 깊은 대주주 세력들과의 소통능력도 의문시된다. 한마디로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하기엔 여러 제약 요건이 따른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유 전 의원에게 유리하게 경선 룰 등을 조정한다고 치자. 다른 후보진영에서 가만있을 리 없고, 무엇보다 당 밖의 윤석열 전 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이 입당과 합당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낼 게 분명하다. 야권 통합은커녕 야권 분열의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내에서 신임 대표의 입지는 극도로 좁아지게 돼 조기 낙마 가능성도 배제 못하게 된다.
물론 나경원 후보가 주장하듯 유 전 의원의 '상왕정치' 가능성은 있지만 전체 대선 경선 등의 큰 판을 움직이기엔 매우 미약한 수준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이 전 최고위원은 "내가 당 대표가 되면 대선 경선 과정에서 룰이 조금이라도 유 전 의원에게 유리해지면 다들 유승민계라며 나를 지적할 테니 오히려 방어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오히려 유 전 의원이 최대 피해자가 된다"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유 전 의원의 대국민 여론조사 지지율이다. 만일 유 전 의원이 윤 전 총장이나 이재명 경기지사와 자웅을 겨룰 정도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면 경선 룰 조항 하나하나가 매우 민감하다. 그 한 조항 때문에 승패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은 이들과 겨룰 정도가 되지 못한다. 아무리 신임 대표가 도와주려 해도 지금 상태로선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이미지 차원의 플러스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유 전 의원에게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배신자 낙인이 남아 있는 게 사실이다. 고향인 TK지역에선 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번에 이 전 최고위원이 대표가 되고, 나아가 TK지역에서도 높은 지지율을 받는다면 후원자 격인 유 전 의원은 정치적으로 복권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셈이다. 이는 유 전 의원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 매우 중요한 효과인 셈이다.
이와 관련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유승민을 포함한 이준석 등 이들 계파가 그동안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었지 않나. 그런데 이 후보의 대구 발언이 반향을 일으켜 당 대표가 된다면 그것 자체가 복권이자, 감격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 전 의원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후보가 당선되면 그날로 모든 사적인 대화를 끊을 생각이다. 이 후보가 매일 얘기하는 게 공정 아닌가. 공정하게 대선을 관리할 거다"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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