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간 이준석 "박근혜 탄핵 정당…호가호위하는 사람 배척 못해"

기사등록 2021/06/03 16:16:03 최종수정 2021/06/03 17:24:31

"내 생각과 다른 의견 이야기하는 사람도 선한 사람"

"朴에 대한 사사로운 고마움 다른 방식으로 갚을 것"

[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이준석 당대표 후보.2021.06.02. yulnetphoto@newsis.com
[서울·대구=뉴시스] 박준호 김승민 기자 = 국민의힘 당권 도전에 나선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3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문을 거론하며 보수의 성지로 불리는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저를 영입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면서도 "탄핵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고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대신 이 후보는 미국 유학시절인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상원의원 신분으로 존 케리 대선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던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연설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미국사회가 이라크 전쟁에 대한 찬성과 반대로 얼룩져 있던 그때, 그는 미국 사회에 신선한 관점을 제공했다"며 '이라크 전쟁에 찬성하는 사람도 애국자요, 반대하는 사람도 애국자다. 백인의 미국과 흑인의 미국, 라틴계의 미국, 아시아계의 미국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오직 미합중국이 있을 뿐이다'라는 통합에 방점을 둔 오바마 연설을 소개했다.
 
이 후보는 "오바마가 외친 통합의 시발점은 관대함이다. 그리고 통합의 완성은 내가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며 "많은 당권주자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통합을 이야기하지만 그 두 글자를 계속 외친다고 통합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내 생각과 다른 의견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선한 사람이고, 애국자라는 것을 입 밖으로 내어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저를 영입하지 않았다면 저는 이 자리에 서 있지 못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저는 제 손으로 만드는데 일조한 박근혜 대통령이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을 배척하지 못해 국정농단에 이르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 것을 비판하고, 통치불능의 사태에 빠졌기 때문에 탄핵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제가 탄핵에 관한 이야기를 굳이 꺼내 드는 이유는 세상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이준석의 이런 생각을 대구 경북이 품어주실 수 있다면, 우리 사이에서는 다시는 배신과 복수라는 무서운 단어가 통용되지 않을 것이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지휘했으나 문재인 정부의 부패와 당당히 맞섰던 검사는 위축되지 않을 것이며, 더 큰 덩어리에 합류하여 문재인 정부에 맞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당 대표로 직을 수행하는 동안 공적인 영역에서는 사면론 등을 꺼낼 생각이 없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어차피 사면은 본인의 판단에 따라 결정하실 분이고 저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공격의 빌미를 줄 생각이 없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저의 사사로운 고마움은 다른 방식으로 갚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대구·경북 당원들을 향해 "여러분도 탄핵에 대한 각자의 다른 생각과 공존하실 수 있다면, 우리 당의 대선 경선에 참여할 많은 주자의 다양한 생각을 인정해주시고 그들을 과거 속에 묶어두지 말아 주시라"며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이 공존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를 부탁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ks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