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4대그룹 대표 초청 간담회 가져
최태원 "5개 경제 단체장 건의 고려해달라"
문 대통령 "경제 이전 상황과 다르게 전개"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4대 그룹 대표 초청 간담회 관련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이재용 사면과 관련한 건의를 경청한 뒤 '고충을 이해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청와대 상춘재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 함께 4대 그룹 대표 초청 간담회를 가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4대 그룹 대표 초청 간담회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과 관련된 언급이 나온 상황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 회장이 '경제 5단체장이 건의한 것을 고려해달라'고 (문 대통령에게) 에둘러 말했다"며 "김 부회장은 반도체는 대형 투자 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른 대표도 어떤 위기가 올지 모르는 불확실성 시대에 앞으로 2~3년이 중요하다는 발언이 이어졌다"면서, 다만 "(최 회장은) 경제5단체장 건의 내용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건의를 고려해주시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최 회장을 비롯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경제 5단체장은 지난 4월26일 청와대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제출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말한 '공감'의 의미에 대해서는 취임 4주년 특별연설 당시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두루두루 의견을 듣겠다. 경청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이 부회장 사면과 관련,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더 높여 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여러 가지 형평성이라든지 과거의 선례라든지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이날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고 한 것은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 취임 4주년 특별연설 당시 발언과 비교했을 때,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온도 차가 보이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해 이전보다 긍정적으로 바뀐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부터 1시간 반 동안 진행한 4대 그룹 대표 초청 간담회에서 "우리 경제가 코로나 위기로부터 빠르게 회복하고 재도약하는 데 있어 4대 그룹의 역할이 컸다"며 기업인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기업의 앞서가는 결정이 없었다면 오늘이 없었다"면서 "정부도 역할을 했지만 기업도 큰 역할을 했다"며 기업인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오찬을 겸한 간담회에는 한미 정상회담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 대접했던 크랩 케이크와 밀전병을 비롯해 대추 감주, 한우갈비, 민어간장구이와 더운채소, 홍복닭 온반, 과일과 차 등이 테이블에 올랐다.
또 문 대통령은 4대 그룹 대표에게 이전에 함께 찍은 사진을 액자에 넣어 선물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가 연출된 기후정상회의 상춘재 사진 액자도 기념으로 증정했다. 특별히 정의선 현대차 회장에게는 P4G 서울정상회의 때 수소차에 부착한 차량 번호판을 기념으로 전달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다음 간담회 일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약속하지 않았지만 이런 기회를 자주 갖자는 공감대가 암묵적으로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오늘 (오찬) 메뉴가 다른 때에 비해서 풍성했기 때문에 식사 후에 메뉴가 좋게 나와서 자주 오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kyustar@newsis.com, ksj8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