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14일 수도권 중학교 시작으로 등교 확대 추진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 대책 마련해야" 한목소리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좋은교사운동 등은 2일 교육부의 2020년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른 등교 확대 방침에 일제히 성명을 내고 실효성 있는 학교 방역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교총은 "학생과 교직원에 대한 백신 조기 접종 확대, 2만여개에 달하는 31명 이상 과밀학급 해소 등 방안은 내놓지 않은 채 전면 등교 메세지만 국민들에게 홍보했다"며 "정규교원 확충을 통해 학생 개별화 교육과 거리두기가 가능한 교실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우려했다.
전교조는 "전면등교를 목표로 등교 확대를 해나간다는 방향에 동의하지만 과밀학급 문제가 심각하다"며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 계획을 당장 마련하고 빠르게 현실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총과 전교조는 교육부가 전면등교를 위한 추가 등교를 위해 즉시 교원단체와 협의체를 꾸려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로 인한 결손을 조기에 회복할 수 있도록 2학기 전면 등교를 목표로 단계적으로 이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이날 공개한 지난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표집조사 대상인 중3·고2 학생들의 국어·영어·수학 주요 과목 전체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증가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로 등교 일수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평년 190일과 비교해 초등학교는 92.3일, 중학교는 88.1일, 고등학교는 104.1일이었다. 특히 수도권 중학교는 등교율이 48.3%로 초등학교(67.7%), 고등학교(67.2%)보다 낮았다. 비수도권은 초·중·고교 모두 80%대였다.
이에 교육부는 오는 14일부터 수도권 중학교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 등교 가능한 밀집도 제한을 3분의 2까지 확대한다. 기존 3분의 1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방역 당국과 협의 중에 있다. 또한 학교 현장, 전문가, 방역 당국과 논의해 2학기 전면 등교 로드맵을 6월 중순 발표한다.
아울러 전체 교직원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둔 고3 수험생의 코로나19 예방접종도 7월 여름방학까지 마치는 방안을 방역 당국과 협의하며 추진하고 있다.
장경주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정책1국장은 "중학교에서 당장 등교를 확대하려면 급식 시간처럼 학생들이 몰리는 시간에 방역이 가능할지 의구심이 든다"며 "등교 일수를 강제하기보다 단축수업, 시차등교를 허용하는 등 유연성을 주고, 학급당 학생 수 등 학교별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현장 자율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교육부가 2017년부터 시작한 표집조사 방식의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개편 방안에 대해선 교원단체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교육부는 내년 9월부터 학교 희망에 따라 참여할 수 있는 컴퓨터 기반(CBT) 방식의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지원 시스템'을 추진하기로 했다.
교총은 "표집평가 이전인 2016년과 비교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2~3배 증가했다"며 "교육부는 학습 결손과 누적을 지적하면서도 성취도 진단을 학교 희망에 의존하는데, 국가 차원의 일관적인 학력 진단·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전교조와 좋은교사운동은 2017년 이전 실시됐던 일제고사 방식의 학업성취도 평가가 시·도간 줄세우기라는 부작용을 불러왔다는 입장이다. 학교 간에 실적 경쟁을 불러 문제풀이식 학습이 이뤄졌고, 진단이라는 취지와 벗어났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교사운동은 "성취도 평가에서 한두 문제를 더 맞아서 기초학력 미달을 벗어났다고 해도 해가 바뀌었을 때 다시 미달이 되는 일이 반복되므로 이를 학력향상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며 "전수조사, 결과 공개 등의 요구는 과거 실패한 사례의 반복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좋은교사운동은 "일시적으로 우영하는 방과후 보충학습을 무료로 시행하거나, 초등학생을 위한 읽기, 쓰기, 셈하기(3R)에 대한 종합적 점검과 보충학습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학습지원 전문 교사와 다중지원팀을 뼈대로 하는 학습지원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과 과밀학급 문제 해소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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