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모종린 만나 "정치인들, 소상공인 관념적 지원"
'임대차법 비판' 윤희숙, 'LH 비판' 유현준 등 만나
청년 실업도 관심…신세돈 "뜻 없다면 왜 만나겠나"
코로나19 피해로 인한 손실보상을 두고 정부와 갈등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문제나 불공정 의혹이 불거진 LH 사태처럼 정부의 실정을 부각할 수 있는 현안과 관련된 인물을 만난 것은 그 자체로 정치적 메시지라는 해석이다. 청년 문제에 대해서도 공정과 일자리를 두 축으로 정부에 비판적인 스탠스를 취하는 모양새다.
윤 전 검찰총장은 지난 1일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최근 서울 연희동에서 만나 장시간 회동을 가졌다.
시사평론가 장예찬씨는 2일 유튜브 채널 '장예찬TV'를 통해 윤 전 총장이 "골목상권의 주인공은 바로 청년이어야 한다"며 "골목상권 살리기에 청년, 자영업자, 지방균형발전 세 가지 요소들이 다 담겨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은 또 "골목상권 개발에도 독특한 문화가 우선시 돼야 한다. 골목상권 주인공은 청년이 돼야 한다. 서울 연희동처럼 골목상권이 뜨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 지역 소상공인도 행복해지고, 지방경제도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장씨는 전했다.
특히 장씨는 "윤 전 총장과 모 교수가 정치인들이 골목상권과 골목의 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소상공인 문제를 너무 전통적이고 관념적인 방식으로, 일방적인 지원만 해야 한다는 방식으로 이어가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정치인들을 싸잡아 비판했지만 정부의 코로나19 피해 지원 방식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 연희동을 모범 사례로 골목상권 활성화를 띄운 것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에 대한 나름의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이라는 평이다.
윤 전 총장이 '임대차 3법' 비판 "난 임차인입니다" 연설로 화제를 모은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을 만난 것도 문재인 정부의 경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윤 의원의 책 '정책의 배신'을 읽었다고 말하며 정치를 함께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의 배신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서로 최저임금, 주 52시간제 등을 겨냥했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은 지난 4월11일에도 정승국 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만나 LH 투기 의혹 수사와 관련해서도 아쉽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전문가인 정 교수와 만남에서 윤 전 총장은 노동시장 양극화와 청년 실업 문제도 많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대단히 중요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로 생각했다"면서 "특히 청년 실업 문제 등과 연관 지으며 비정규직의 결혼과 출산 문제 등을 묻기도 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쓴 소리를 낸 권순우 한국자영업연구원장과 만나기도 했다.
권 원장은 자영업 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1987년 원죄론'을 제기한 바 있다. 이른바 87년 체제 책임론이다. 직선제 개헌을 얻어낸 이후 노동조합이 빠르게 세를 불리며 급증한 임금 비용이 현 자영업 과잉시대의 문을 열었다는 주장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뉴시와의 통화에서 "뜻이 없으면 그런 사람들을 왜 만났겠나"라며 "문재인 정부를 칭찬하려고 했다면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을 안 만났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이 정부가 무엇을 못하는지를 모르겠나"라며 "향후 정치 참여 선언을 할 때도 '우리 경제가 너무 어렵다. 현장을 봤더니 너무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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