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전대 후 이르면 7월 입당 가능성 높아
여권 네거티브 공세 대응 든든한 우군 필요
문국현·반기문 등 제3지대·신당 번번이 실패
서울시장 선거 승리·국힘 쇄신 흐름도 고려
무소속으로 남아있다가 야권 후보와 단일화를 할 것이란 전망에서, 아예 신당을 창당해 새로운 정당 후보로 나서는 방법, 국민의힘과 안철수 대표가 있는 국민의당을 모두 아우르는 야권의 빅텐트를 쳐놓고 헤쳐모여 하는 방식 등 여러 설(說)이 난무했었다.
이 같은 시나리오가 나온 배경에는 그간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민주당에 뒤처져있어 매력이 떨어졌고, 무엇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던 점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더구나 두 전직 대통령의 감옥행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국민의힘에 탑승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윤 전 총장이 대선가도에서 제3지대를 선택하거나 신당을 창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의 윤 전 총장 행보를 보면 이 같은 당초 예상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최근 들어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릴레이 접촉을 하고 있고, 장제원 의원과 통화에서는 "몸을 던지겠다. 더이상 좌고우면 않겠다"라고 했다. 또 유상범 의원에게는 "신당 창당은 안 한다. 제3지대로는 가지 않는다"고 보다 확실히 못박았다는 점으로 미뤄 이제 국민의힘 행은 시간 문제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일각에선 신임 대표가 결정된 이후인 7월에 입당선언을 할 것이란 다소 때 이른 전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장외에서 제3지대냐, 신당창당이냐 등을 놓고 탐색전을 벌이던 윤 전 총장이 장고 끝에 국민의힘 행 쪽으로 마음을 잡아가는 배경이 궁금해진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먼저 조직·자금력·정치경험 등 자신의 최대 약점을 보완해줄 우군이 절실히 필요했다는 이유에서다. 아무래도 여권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선 든든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정치세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한국 정치사에서 신당 창당이나 제3지대를 기반으로 나온 후보가 대통령이 된 사례가 없다는 점도 윤 전 총장 선택에 고려 사항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1992년 대선에서 민주자유당 김영삼 후보와 민주당 김대중 후보가 격돌하는 상황에서 정주영 후보가 통일국민당을 출범시켜 대권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1997년 대선에서도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투톱 구도에 이인제 후보가 국민신당을 구축해 뛰어들었지만 역시 3위에 그쳤다.
2007년 대선에선 문국현 후보가 창조한국당을 기반으로 한 대선 도전에 실패했고, 그에 앞서 고건 전 총리도 제3지대에서 한때 지지율 1위를 달렸지만 결국 완주도 못하고 기권했다. 지난 대선인 2017년에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선거운동을 제대로 해 보지도 못하고 낙마했다.
제3지대의 후보가 1위로 골인하기 어려운 이 같은 사례들이 윤 전 총장의 입당 결심을 굳히게 한 배경이다. 거기에다 국민의힘이 4·7 서울·부산 재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것도 윤 전 총장이 눈여겨본 지점일 수 있다. 또 최근 당 대표 경선에서 세대교체, 쇄신 바람이 불고 있는 점 역시 윤 전 총장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당을 만든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자신이 없었을 수 있다. 지금 정치권 상황을 보니 우리당이 쇄신 목소리가 높고 변화의 바람을 타고 있고, 이준석 현상도 있고 해서 우리당을 주목하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했다.
당 대표 후보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우리당 전당대회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고 무엇보다 당 혁신 가능성이 보여 윤석열 전 총장이 관심을 갖는 건 긍정적이라고 본다. 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질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남은 건 입당 시기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오는 11월9일까지 대선 후보를 선출해야 하고 9월부터는 대선 경선에 돌입해야 한다. 따라서 국민의힘 전대가 끝나는 7~8월쯤 국민의힘 입당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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