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對 나경원 대결 구도 점점 고착화
일각에선 주호영 후보 중도 하차론 솔솔
주 후보 측 "단일화는 없다" 가능성 일축
서울시장 보선과 달리 단일화 명분 떨어져
이번 전당대회 본선에 오른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총 5명으로 중진 그룹에선 5선 주호영, 조경태 의원과 4선 홍문표 의원, 4선 출신 나경원 전 의원이 있다. 이에 맞서 '0선'으로 분류되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청년그룹에서 유일하게 본선에 오른 상태다.
당초 전당대회 초반에는 원내대표를 역임한 전력이 있는 주호영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의 양강 구도 속에 김웅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 신진세력이 단일화를 물색하며 도전하는 경쟁 구도가 점쳐졌지만, 예비경선(컷오프)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1위로 통과하면서 선거전 양상이 확 달라졌다.
전당대회는 이준석 후보가 '원톱'을 형성하고 나경원, 주호영 후보가 추격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실제 본선 진출자 득표율을 비교하면, 이 후보가 가장 높은 41%를 나타냈고, 나 후보는 득표율 29%로 2위를 했다. 뒤이어 주호영 후보 15% 후보, 홍문표 후보 5%, 조경태 후보 4% 순이었다.
본선에선 당원투표 70%, 일반 여론조사 30%가 반영되기 때문에 중진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직력이 약한 이 후보가 예비경선에서처럼 압승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지만, 예상과 달리 이 후보가 미풍이 아닌 돌풍을 일으키면서 주호영, 나경원 후보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
이 후보가 전당대회 레이스를 선두권에서 이끌어가면서 정치권의 관심은 '중진 단일화'에 쏠려 있다. 지금과 같은 경쟁구도로 흘러가면 중진 표(票)가 분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고, 반면에 이 후보는 상대적으로 낮은 득표율로도 어부지리격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민의힘 당권을 놓고 신구 세대대결 양상이 뚜렷해진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선 이준석 후보의 당선을 저지하기 위해 나경원, 주호영 후보가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도 대두된다.
예비경선에서 이 후보의 총득표율은 41%로 나경원(29%) 후보와 주호영(15%)후보가 연합하면 역전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본선에선 당원투표이 반영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른바 단일화를 통해 '나주 동맹'이 현실화되면 지금의 판세가 뒤바뀔 확률이 높다.
갈수록 이준석 대 나경원의 대결 구도가 점점 고착화될 경우 본선에 3위로 오른 주호영 후보가 중대 결심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정치권에서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바로 직전 원내대표를 역임하고 곧장 당권 도전에 나서면서 당 안팎에서 비판을 받았던 주호영 후보가 대승적 차원에서 중도 포기를 하고 나 후보 지지를 선언하거나 공식 지지는 하지 않더라도 결과적으로 나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주호영 후보 측은 "단일화는 절대 없다"고 일축하면서 "4선, 5선이나 돼서 단일화하는 게 말이 되나. 주호영 후보가 무조건 이긴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같은 자신감은 당원 대다수가 보수적 색채가 짙은 영남에 분포하고 있다는 현실과도 무관치 않다. 당원투표 비중이 70%를 차지하는 본선 룰의 특성상 '조직력'이 당대표 당락의 향배를 가를 것이란 분석이다.
나경원 후보 측도 "실무진에서 단일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며 "인위적인 단일화는 문제가 있지 않겠냐"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다른 한편에서도 이번 전당대회에서 섣부른 합종연횡은 오히려 역효과만 낼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정부여당 심판을 바라는 민심이 거셌고 이를 위해 야권의 절대 승리라는 명분하에 단일화가 이뤄졌지만, 전당대회는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자칫 중진후보간 단일화가 권력 나눠먹기로 비쳐질 우려가 있다는 점을 중진들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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