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측 "혐의 인정…죄송하다"
"피해자 2명은 우발적 범행 결과"
유족 측 "진실 밝혀라" 분노 눈물
2차 공판은 오는 6월29일로 예정
1일 법원에 따르면 김태현 측 변호인은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오권철) 심리로 열린 1차 공판에서 "범행 사실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다만 세 명의 피해자 가운데 어머니와 둘째 딸을 살해한 행위는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김태현 측 변호인은 "김태현이 처음 두 피해자를 제압하고 세 번째 피해자는 살해한 뒤 자살하려고 한 것"이라며 "처음부터 두 명을 살해할 계획은 없었다"고 했다. 이어 "김태현이 범행 뒤 도주를 하지 않고 자살하려고 시도한 점도 참작해달라"고 덧붙였다.
재판부가 "검찰 측이 공소사실 가운데 큰 딸뿐만 아니라 다른 두 피해자에 대한 범행도 전부 계획적으로 보는데 이 부분을 부인하는 것이냐"고 묻자, 김태현 측 변호인은 "범행 결의단계에서 계획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살인 동기에 대해서는 "큰 딸 A씨로부터 연락을 차단 당한 것에 대한 배신감이 아니고 같이 게임을 한 친구들이 김태현을 비난해 A씨가 본인을 험담한다는 생각에 빠져 분노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을 방청하러 온 유가족들은 분통을 터뜨리는 모습을 보였다. 김태현 측 변호인이 말을 이어가자 유가족 중 1명이 "김태현, 진실을 얘기해라"고 흐느끼며 외쳤다.
김태현 측 변호인은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김태현이 죄책감 문제로 괴로워하고 있고 후회도 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김태현은 범행도구로 사용할 흉기 등을 훔친 뒤 피해자들 집을 찾아 귀가하는 어머니와 둘째 딸을 시작으로 자신이 스토킹한 것으로 알려진 큰 딸 A씨까지 참혹히 살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머니와 동생이 살해된 후 가장 나중에 집에 들어온 A씨는 범행 현장을 직접 목격한 이후에도 침착하게 김태현을 진정시키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태현은 범행 직후엔 A씨 휴대전화에서 자신과 주고받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 내용을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려 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 4월27일 김태현을 5개(살인·절도·특수주거침입·정보통신망침해·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후 현재까지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김태현의 2차 공판은 오는 6월29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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