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총기난사' 美 고스트건 한국서도 유통

기사등록 2021/06/01 11:35:43 최종수정 2021/06/01 14:44:05

총기사이트서 부품 밀수 사제 권총·소총 제작·판매 일당 7명 검거

2007년 버지니아공대 조승희 총기난사 사용…바이든 정부도 규제

맥주 4캔 뚫을 정도로 실제 총기와 동일…총번없어 추적 불가능

[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미국 총기 사이트에서 구입한 총기 부품을 위장 수입한 뒤 소총·권총을 제조·판매한 일당에게 압수한 실제 권총을 공개하고 있다. 2021.06.01.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총기부품을 몰래 들여와 실제 총기와 동일한 기능을 갖춘 소총·권총을 만들어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 혐의로 일당 7명을 검거, 이 중 A(40대)씨를 구속 송치하고 나머지 6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 현역 군인을 포함한 3명은 총기 수입·제조·판매에 가담했으며, 2명은 이들이 제작한 권총을 구입했다. 더불어 모의 총기 소지 및 제조 1명, 미국에서 국내로 총기부품 밀수입한 1명 등이다.



경찰에 따르면 현역 군인과 민간인이 포함된 인터넷 카페 동호회원들인 A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미국 총기 사이트에서 구입한 총기부품을 자동차 부품, 장난감 등으로 위장 수입한 뒤 인터넷 매체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고 총기 부품을 조립해 소총과 권총 완제품을 만들어 총 2차례에 걸쳐 권총 3정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군 부대 인근에서 금속 탐지기로 유류된 실탄을 수집하고, 불법 수입한 화약과 모형탄을 이용해 공포탄을 제조해 사격 연습을 한 사실도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미국 총기 사이트에서 구입한 총기 부품을 위장 수입한 뒤 국내에서 소총·권총을 제조·판매한 일당에게 압수한 실제 사격이 가능한 모의총기 등을 공개하고 있다. 2021.06.01. yulnetphoto@newsis.com
이들이 제조한 총기는 미국에서 총기 난사사건의 범행도구로 사용된 일명 '고스트 건'으로 불리는 총기로, 총기번호가 없어 추적이 어렵다. 특히 폴리머 재질로 금속탐지가 되지 않는다.

2007년 미국 버지니아공대에서 피의자 조승희 총기난사 사건 등에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바이든 행정부의 총기규제 대상이다.

이들이 제작한 총기로 격발실험을 한 결과, 1cm 두께 합판 7장과 맥주캔 4개를 뚫을 정도로 실제 총기와 동일한 기능을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사제 총기를 제작·판매한다는 첩보를 입수, 유관기관인 군사경찰, 관세청(세관) 등과 공조수사를 벌여 이들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에 대한 동시 다발적 압수수색을 진행해 권총 5정, 소총 1정, 모의총기 26정, 실탄 및 총기부품 등 총 138점의 총기류를 압수했다.

[서울=뉴시스]
경찰은 통관 절차에서 걸러지지 않는 총기부품 목록과 범행수법 등의 정보를 관세청에 제공하고, 수입통관 절차 개선을 요청했다.

경찰은 "총기 제작·유통 범죄는 언제든 대형 인명피해나 테러범죄 등에 악용될 수 있다"며 "호기심을 이유로 총기류와 관련된 부품을 불법 수입하거나 이를 이용해 제작·유통하는 행위는 중대 범죄에 해당되니 발견하는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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