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재훈 강진아 기자 = 종합 콘텐츠 기업 CJ ENM이 콘텐츠 제작에 5년간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티빙도 2023년까지 100여편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80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강호성 CJ ENM 대표이사는 31일 오전 서울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열린 'CJ ENM 비전 스트림' 기자간담회에서 "콘텐츠 제작 투자를 대폭 늘려가겠다. 올해만 콘텐츠 제작에 80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티빙을 포함한 투자 계획이다. 올해 8000억원의 절반 이상이 드라마에 투자되며 나머지는 예능, 영화 등 분야에 쓰일 예정이다. 향후 글로벌 OTT나 스튜디오 등과의 공동제작이 이뤄질 경우에는 투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특히 CJ ENM은 콘텐츠 제작 역량을 한층 고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2016년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을 설립한 CJ ENM은 앞으로 예능, 영화, 디지털, 애니메이션까지 아우르는 전문화된 멀티 스튜디오 구조를 갖춰나간다는 계획이다.

강 대표는 "다양화한 고객 취향에 맞는 제작 역량을 축적해나가겠다. 기존 tvN 제작 중심에서 벗어나겠다"며 "그 방안 중 하나가 멀티 스튜디오 시스템이다. 효율적인 제작은 물론 포맷이나 장르 등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지금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하고 있다. 올해 안에 구체적인 계획을 준비해 공유하겠다"고 설명했다.
음악 사업과 관련해서는 '휴먼 아이피(IP·지식재산권) 확보'를 강조했다. '아일랜드'로 발굴된 팀이자 하이브와 합작한 빌리프랩 소속 '엔하이픈'의 빌보드 차트 진입, 일본과 합작한 일본 아이돌 '제이오원(JO1)'의 오리콘 1위 기록 등을 성과의 예로 들었다.

강 대표는 "그동안 '슈퍼스타K', '아일랜드' 등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해왔다. 향후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을 통해 더 많은 글로벌 K팝 아이돌을 만들어나가겠다"며 "엠넷, 마마(MAMA), 케이콘 등 CJ ENM이 가진 모든 음악 플랫폼을 활용해 IP와 팬덤의 가치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1995년 콘텐츠 제작에 당시 이례적인 3억 달러를 투자한 CJ ENM이 2000년 이후 축적한 음악, 영화, 예능, 드라마 등 관련 IP는 4854편에 달한다.

올해도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를 비롯해 '지리산'·'보이스4'·'악마판사'·'너는 나의 봄' 등 드라마와 '식스센스2'·'대탈출4' 등 예능, '걸스플래닛999'·'쇼미더머니10' 음악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돼 있다. 영화 '사일런스'·'헤어질 결심'·'보이스' 등과 공연 '비틀쥬스'·'광화문 연가'·'브로드웨이 42번가' 등도 출격할 예정이다.
강 대표는 "국내 콘텐츠 기업의 지위에 안주하지 않겠다. 글로벌 토털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 콘텐츠의 글로벌화를 넘어 제작 역량의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티빙을 필두로 디지털 역량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티빙도 이날 'No.1 K 콘텐츠 플랫폼'을 목표로 오는 2023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유료 가입자 확대 계획을 밝혔다.

양지을 티빙 공동대표는 "글로벌 사업자와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서 티빙도 성장과 투자의 골든타임에 접어들고 있다"며 "CJ ENM과 JTBC 방영 콘텐츠 외에도 100여편 이상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강력한 콘텐츠 기업으로 발돋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티빙은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누적 유료 가입자 수가 63% 증가하는 등 양적·질적 성장을 했다고 밝혔다. 양 공동대표는 "2023년까지 국내에서 80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고 K콘텐츠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티빙을 통해 시청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와 목표가 있다"고 강조했다.
티빙 오리지널 투자의 50% 이상을 프랜차이즈 IP를 육성하는 데 집중하겠다고도 밝혔다. tvN이 지난 10년간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응답하라', '삼시세끼',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 시리즈 IP가 있다며 프랜차이즈 IP를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또 tvN 등 TV에서 사랑받은 콘텐츠를 토대로 한 부가 콘텐츠(스핀오프 콘텐츠)도 확장해나가겠다고 했다.

이명한 티빙 공동대표는 "티빙은 검증된 역량을 갖고 있다"며 "프랜차이즈 IP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구독으로 이어지게 한다. 고객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유료로 구독할 만한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며 "아시아의 마블이 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사업 진출 계획도 전했다. 양 공동대표는 "미국, 일본 등이 주요 시장이며 동남아까지 진출해 콘텐츠 사업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한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전략적 협업을 가시화하고, 2022년에는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해외 콘텐츠 사업자들과 순조롭게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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