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일본의 코로나19 감염 상황 악화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취소론이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만일 일본 측의 요청으로 취소될 경우 손해배상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일본 언론이 분석했다.

28일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측이 체결한 '개최도시계약'을 주목했다. 이 계약은 올림픽 취소에 관한 권리와 규정 등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신문은 "그 내용은 압도적으로 IOC에게 유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측이 중지(취소)를 요구한 경우 IOC가 거액의 배상금을 요청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전문가는 지적한다"고 덧붙였다.

개최도시계약은 2020년 도쿄올림픽이 결정된 2013년 9월7일 체결됐다. IOC와 도쿄(東京)도, 일본올림픽위원회(JOC), 대회조직위원회가 주고받은 이 계약문서를 보면 "불평등 조약이라고 할 수 있는 조항들이 늘어서 있다"고 신문은 비판했다.

취소할 권리는 일본에게는 없으며 IOC만 가진다. "참가자의 안전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심각히 위협 받는다고 믿을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는 경우" IOC가 취소할 수 있다.

계약에는 일본 측이 "어떠한 형태의 보상, 손해배상 또는 기타 배상, 또는 어떠한 종류의 구제에 대한 청구 및 권리를 포기"한다고 명기됐다.
만일 일본의 요청으로 도쿄올림픽이 취소될 경우 IOC와 방송국 등이 손해를 입지 않도록 일본이 보상해야 한다는 의무 내용도 포함했다.

일본의 요청으로 취소되면 "IOC는 일본 측에게 손해배상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국제스포츠대회 계약에 정통한 마쓰모토 다이스케(松本泰介) 와세다(早稲田) 대학 준교수 겸 변호사는 신문에 밝혔다.

다만 닛케이는 IOC도 궁지에 몰린 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IOC는 올림픽 수입 90%를 스포츠국제경기연맹(IF)과 세계 각국의 올림픽위원회(NOC)에 배분한다. 마이너 경기는 이 자금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로 1년 연기되자 자금 마련에 쫓긴 IF도 적지 않았다.

즉 도쿄올림픽이 취소됐을 때 손해배상 요청 등에 힘을 쏟지 않으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등 간부들은 IF로부터 압박 받게 된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올림픽 수입의 가장 큰 부분은 방영권료다. 2013~2016년 IOC의 수입 57억 달러 가운데 방영권료는 약 73%를 차지했다.

방영권료 지출의 가장 큰 손은 미국 NBC 유니버셜이다. 2032년까지 하계·동계올림픽 6번 방영권료로 76억5000만 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마쓰모토 교수는 "IOC와 NBC는 보험을 들었으나 중지로 인한 손해를 전부 커버할 수 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NBC가 제기하는 손해배상 청구 금액만 수백억엔 규모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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