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항암제 개발에 빅데이터·AI 장착

기사등록 2021/05/27 05:00:00

개발 가능성 높이고 연구기간 단축 기대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제약기업들이 국내외 기업·기관과 손잡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항암신약 연구 속도를 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암세포의 유전자변이, 단백질 발현, 대사물질, 미세 환경 수준을 분석한 자료뿐 아니라 개인의 유전적 특징이나 생활환경 등 특징까지 아우르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암 치료 연구나 신약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inno.N(이노엔)은 최근 국립암센터 암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단, 전북대학교병원 전북빅데이터센터와 ‘암 빅데이터 플랫폼 활용 기반의 신약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이노엔은 암 빅데이터 라이브러리 ‘CONNECT’ 플랫폼을 ▲타깃 환자 분류 ▲바이오마커(체내 지표) 개발 ▲임상시험 실시기관 선정 및 대상자 모집 등 임상개발 전략수립에 활용할 계획이다.

CONNECT 플랫폼은 국립암센터 등 11개 헬스케어 플랫폼 센터에서 생산한 암 임상데이터들을 한 데 모은 다기관 임상 라이브러리 플랫폼이다. 유방암, 갑상선암, 난소암, 폐암 등 총 10종의 암 임상 데이터들을 연구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빅데이터를 가장 먼저 적용할 과제는 현재 개발 중인 선택적 RET 저해제 계열 표적항암 신약(과제명 IN-A013)과 차세대 EGFR 저해제 계열 표적항암 신약(과제명 IN-A008)이다.

대웅제약은 미국 바이오기업 A2A 파마의 AI(인공지능) 기반 신약 설계 플랫폼을 활용해서 기존 방법으로는 발굴하기 어려웠던 세포 내 타깃을 제어할 수 있는 혁신 항암신약 후보물질을 탐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작년 1월 A2A 파마와 항암 신약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A2A는 인공지능이 결합된 신약 설계 플랫폼 ‘SCULPT’를 활용해 신규 화합물을 설계한다. 대웅제약은 이 구조를 기반으로 물질 합성 및 평가를 수행해 항암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할 계획이다.

A2A의 SCULPT는 암 유발 표적 구조를 정밀 분석한 후 표적에 적합한 수억개의 독창적인 물질을 설계해 표적 기반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구축한다. 이후 그 물질의 결합력 및 약물성을 인공지능 학습으로 예측해 표적에 최적화된 물질을 선별해 낼 수 있는 약물 발굴 플랫폼이다. AI만으로 신규 화합물을 도출하기 어려운 표적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는 작년 12월 미국 바이오기업 로이반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2억 달러(한화 약 2200억원)를 투자해 표적 단백질 분해 플랫폼 활용 신약 개발에 나섰다.

질병 원인 단백질을 원천적으로 분해하는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는 단백질 기능을 억제하는 기존 신약 개발 방식을 뒤엎는 것으로 신약 개발 기술의 ‘게임체인저’로 불리운다.

표적 단백질 분해 신약 개발을 위해선 수많은 단백질에 대한 방대한 연구가 진행돼야 하기에 AI 플랫폼은 필수적이다. 로이반트는 AI∙DT 플랫폼과 임상개발 전문가 그룹 등을 활용, 10년 이상 소요되는 기존 신약 개발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사업모델을 가진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SK와 로이반트는 항암과 면역∙신경계 질환 중심으로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빅데이터 플랫폼이나 AI를 통해 최적의 항암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면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또 신약개발에 투자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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