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은 공모…목소리 내고 행동할 때"
백신 접종자 마스크 해제 후 첫 백악관 행사
참석자 대부분 '노(NO) 마스크'
ABC방송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서명식에서 "침묵은 범행을 공모(complicity)하는 것이다. 우리는 공모할 수 없다"며 "우리는 목소리를 내고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 세기 동안 아시아계와 하와이 원주민들, 태평양섬 주민들 등 다양하고 활기찬 공동체들은 종종 넘어지거나 잊혀지거나 무시돼 왔다"며 "상처 입은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우리는 여러분을 보고 있다는 것이고 의회 역시 그렇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증오와 편견을 멈추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 역사가 "미국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반복했다.
첫 아시아계 미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상원의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이날 서명식을 열었다. 그는 "코로나19 증오범죄 법안 통과를 도운 양당 의원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며 "여러분 덕분에 역사는 우리가 증오에 맞서 싸우기 위해 행동했던 이 날과 순간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명식엔 상·하원에 각각 이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 메이지 히로노 상원의원과 그레이스 멩 하원의원 등이 참석했다. 공화당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 등도 자리를 함께 하며 법안의 취지에 공감했다.
이 법안에는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 범죄 사례를 수집하고 법무부에 전담 인력을 배치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인종차별적인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국에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 범죄가 급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쿵 플루'와 같은 용어로 지칭한 것이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를 부추겼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아시아계 혐오 범죄 신고 사이트인 '스톱 AAPI 헤이트'(아시아·태평양계 혐오를 멈춰라)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한 지난해 3월 이후 1년 동안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 사건은 6600건 이상 보고됐다.
상원은 지난달 22일 찬성 94명, 반대 1명의 압도적인 표차로 이 법안을 통과시켰다. 공화당 조시 홀리 상원의원이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이어 하원은 지난 18일 찬성 364명, 반대 62명으로 법안을 초당적으로 가결했다. 하원 역시 반대표는 모두 공화당에서 나왔다.
한편 이날 서명식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백악관 내 최대 규모로 열렸다. 코로나19 팬데믹에 행사 규모를 최소화해 왔지만 최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백신 완전 접종자들에 대해 마스크 착용 의무 및 사회적 거리 두기를 사실상 해제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침 변경 후 백악관에서 처음 열린 이번 행사에는 68명이 참석했는데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서명식 직전 가까이서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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