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부동산 교란행위 일벌백계로 본보기" 의지 강력
정부도 "서울시와 협력해 부동산 시장 안정화"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서울 집값 상승세에 '오세훈표' 재개발·재건축 정책이 속도조절에 들어간 모습이다. 오 시장이 "부동산 교란행위에 대해 일벌백계로 본보기를 마련하겠다"며 투기세력 근절을 선포한 데에 따른 것이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가격이 뛴 재개발·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교란행위 여부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호가 부풀리기, 가격 담합, 허위 신고 등이다. 공인중개사법상 부동산 교란행위로 적발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시는 중대한 교란 행위에 대해선 민생사법경찰단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수단도 마련 중이다.
재개발·재건축 활성화에 따른 주택공급 확대에 앞서 투기 세력을 먼저 잡겠다는 오 시장의 의지가 반영된 조치다. 최근 서울시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에 이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심의를 재차 보류된 것도 같은 맥락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송파구는 서울시에 잠실주공5단지에 대한 재건축 추진을 위해 서울시에 관련 안건을 수권소위원회에 상정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자료 보강 등의 이유로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구도 최근 은마아파트 재건축과 관련해 정비계획안 상정을 요청했지만, 내용 보완을 이유로 서울시가 재차 반려했다. 은마아파트는 지난 2010년 안전진단을 통과했지만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수차례 발목잡혀 재건축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오 시장의 투기 근절 의지에도 재개발·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한 서울 집값은 여전히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폭은 지난주 0.08%에서 0.09%로 확대됐다. 특히 재건축 이슈가 있는 대단지 아파트들이 상승률을 밀어올렸다. 서초구(0.15%), 강남구(0.14%), 영등포구(0.15%), 양천구(0.12%) 등의 오름폭이 컸다.
특히 재건축 단지가 몰려있으면서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이지 않은 노원구(0.21%)의 경우 상승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서울시가 집값 과열을 우려해 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자 일종의 '풍선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꿈틀거리는 집값에 정부도 서울시와 협력해 부동산 시장 안정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일 열린 '제21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재건축 이슈가 있는 강남 4구 등 주요 단지의 불안 조짐이 지속되고 있다"며 "서울시에서도 교행위를 우선 근절하겠다고 밝힌 만큼 정부와 서울시는 보다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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