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닥 이어 바비톡 떼어내 자회사 설립
기존 주주들 의견 엇갈려
굿닥 분할 당시 주가 하락 시현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헬스케어 미디어·솔루션 전문기업 케어랩스가 물적분할을 단행한다. 뷰티케어 플랫폼 '바비톡'을 따로 때어내는 회사를 설립하고 향후 기업공개(IPO)를 진행해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해 원격의료 플랫폼 굿닷을 분할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되는 물적분할이란 점에서 기존 주주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굿닥 역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분할이었으나 오히려 주가 부진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케어랩스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회사 물적분할 계획을 상정해 원안대로 가결했다. 이는 지난달 17일 결정된 사안의 후속조치다. 앞서 회사 측은 "독립 경영체제 안정화 후 분할된 신설 자회사 법인의 주간사 선정 등을 통해 본격적인 IPO 절차에도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바비톡은 성형·뷰티 커뮤니티 어플리케이션으로 지난 3월 기준 앱 사용자 수가 23만8000여명을 기록하고 있으며, 전체 성형정보 앱 중 점유율 61.8%를 차지하고 있다. 분할돼 신설 설립된 기업이 '바비톡'과 데이팅앱 서비스 '당연시'를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바비톡의 최근 5개년 평균 매출, 영업이익 성장률은 26%, 51%이다.
즉, 케어랩스는 실적 성장이 이뤄지고 있는 플랫폼 사업을 분할하고 긍정적인 기업가치를 받아 케어랩스의 몸값도 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에 대한 플랫폼의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는 점 등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기업 입장에서 자회사로 분사할 경우, 향후 IPO를 통해 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지난해부터 공모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평균적으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고, 상장요건이 완화되면서 보다 쉽게 증시 입성이 가능해졌다.
다만 기존 주주들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모회사에 대한 디스카운트가 적용될 수 있고, 기존 사업을 바라보고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자회사로 이탈하는 사례들로 이어질 수 도 있다. 실제로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분할도 기존 주주들의 강력한 반대가 있었다.
또 지난해에 이어 1년만에 다시 이뤄지는 물적분할이란 점에서 핵심 사업이 계속해서 이탈하고 있다는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앞서 지난해 케어랩스는 원격의료 플랫폼 '굿닥'을 물적분할하고 100% 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다. 굿닥은 지난 2018년 상장 당시 회사가 강조했던 사업영역 중 하나다.
굿닥의 물적분할 당시 개인투자자들은 악재라고 판단했다. 물적분할이 이뤄지기 전 4거래일간 연속 급락이 시현됐다. 이후 주가는 올해 2월까지 회복되지 못한채 횡보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를 감안할 때, 바비톡의 물적분할도 당장의 기대감 보다 실망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이날 오후 1시50분 기준 케어랩스는 전 거래일 대비 1.4% 떨어진 9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3월의 고점 대비 23% 내려간 수준이다.
다만 회사 측은 굿닥과 바비톡의 물적분할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입장이다. 케어랩스 관계자는 "굿닥은 영업실적이 적자를 보이고 있어 IPO보다는 외부투자를 받기 위한 물적분할이었다"며 "현재 외부 재무적투자자(FI)를 상대로 투자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비톡은 현재 이익이 나고 있고 지속 성장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해외진출에 나설 예정"이라며 "(IPO시기를)3년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gseob@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