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건 인구 2008년 15만명 수준에서 2019년 200만명으로 '껑충'
"간편식은 물론 소스·양념도 출시"…식물성 강조한 제품 출시 잇따라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이 올해 주요 사업 전략으로 비건(동물성 단백질을 배제하는 극단적인 채식주의) 식품 사업 강화를 서두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을 생각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비건 소비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비건 열풍은 미닝아웃(meaning과 coming out의 합성어) 소비와도 밀첩한 관계를 갖는다. 미닝아웃 소비자들은 소비를 통해 자신의 취향과 신념을 알리고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기는데 노력한다.
식품업계에서도 미닝아웃 소비자들의 영향력 확대에 주목하며 식물성 제품군 강화에 나섰다. 채소나 콩에서 단백질을 추출해 만든 대체육 식물성 고기, 달걀과 버터 등 유제품을 사용하지 않은 베이커리 등이 대표적이다.
26일 글로벌 조사 기관인 유니브다코스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식물성 식품 시장은 2020년 28조원 규모에서 오는 2025년 42조원대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국내에서도 건강, 동물복지, 환경 등 이유로 소비자들의 식습관이 변화되고 있는 중이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2008년 15만명 수준에서 2018년 약 150만명, 2019년 200만명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비건을 중시하는 트렌드 확산은 식물성을 강조한 제품 출시로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식품업계의 키워드는 '식물성' 제품군 출시다. 각종 가정간편식(HMR)은 물론 소스와 양념, 발효유 등 다양한 종류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공략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유산균 전문 브랜드 'BYO(바이오)'를 강화하기 위해 신제품으로 'BYO 식물성 유산균 스킨골드'를 선보였다. 제품은 장 건강과 피부 면역 케어를 위한 프리미엄 제품으로 보장균수 200억을 갖췄다.
식물성 유산균은 인체 내 가장 강한 산도(Ph1.5~3.5)의 위산에도 끝까지 살아남는 생존력과 함께 뛰어난 장 부착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CJ제일제당은 식물성 유산균의 다양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BYO(바이오)' 브랜드의 차별화된 이미지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풀무원식품은고단백 결두부로 고기 식감을 구현한 식물성 고기 제품인 '두부텐더'를 선보였다.
풀무원식품은 이번 두부텐더를 시작으로 햄버거 패티 등 새로운 식물성 고기 혁신제품을 계속 출시해 국내 뿐 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글로벌 식품기업들과 경쟁한다는 계획이다.
가정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소스를 식물성 소재로 개발한 제품도 나왔다. 풀무원 올가홀푸드는 비건 인구가 증가하는 트렌드에 맞춰 식물에서 유래한 원료로 만든 소스 2종을 선보였다.
제품은 '고소하고 깔끔한 베지 마요'와 '달콤하고 깔끔한 베지 머스타드'로 동물성 원료인 계란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식물성 원료인 분리대두단백과 유화전분으로 대체해 깔끔한 맛을 살렸다.
올해 초 풀무원은 최근 '식물성 지향 식품 사업전략'을 수립하고 ▲식물성 고단백질 식품 ▲식물성 저탄수화물 식품 ▲식물성 고기 ▲식물성 음료 및 음용식품 ▲식물성 발효유 ▲식물성 편의 식품 등 6개 카테고리에서 신제품을 출시키로 했다.
농심그룹은 올해 초 '베지가든' 사업을 본격화했다. 베지가든은 농심 연구소와 농심그룹 계열사인 태경농산이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한 브랜드다.
베지가든은 식물성 대체육은 물론 조리냉동식품과 즉석 편의식, 소스, 양념, 식물성 치즈 등 총 27개 라인업을 갖추고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에 입점, 판매되고 있다.
hy는 '하루식단 그레인'으로 비건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루식단은 식물성 원료만 사용해 한국비건인증원으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hy는 향후 제품군 확대를 통해 비건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미국 등 세계적으로 육류 대신 건강하고 영양이 높은 식물성 단백질원을 찾는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지구환경과 생태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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