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이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맞춰 디지털 위안화의 광범위한 사용, 국제시장과 접촉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저우샤오촨(周小川) 전 인민은행장은 21일 디지털 위안화의 국제결제 이용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관심을 사고 있다.
신랑망(新浪網)과 재화망(財華網) 등에 따르면 저우샤오촨 전 인민은행장은 이날 하이난성에서 열리는 보아오(博鰲) 아시아 경제포럼에 참석 도중 기자회견을 갖고 디지털 위안화에 관해 이같이 전했다.
보아오 아시아 포럼 부이사장인 자우샤오촨 전 행장은 중국이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도입에서 세계적으로 선두주자이지만 규제상 문제와 위안화의 세계적인 영향력 확대를 둘러싼 우려 때문에 조기에 국제결제에서 사용하도록 추진하지는 않은 것이라고 전했다.
저우 전 행장은 디지털 위안화가 한동안 주로 중국에서 개인 대상 결제에 쓰일 예정이지만 언젠가는 국경을 넘나드는 자금결제에도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자금세탁은 물론 테러 목적, 도박을 위한 자금조달을 방지하는 등에서 복잡한 문제점을 안고 있어 단순한 일이 아니기에 급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저우 전 행장은 강조했다.
그래도 저우 전 행장은 디지털 위안화가 기존 국제금융 시스템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일축했다.
저우 전 행장은 디지털 위안화가 기축통화인 달러를 대체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고 경계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위안화가 교환성과 편리성 면에서 달러에 훨씬 뒤져 있어 "실제로는 그렇게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근래 일부 외신은 미국 정부가 디지털 위안화를 달러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디지털 위안화 계획이 달러를 세계 기축통화에서 끌어내리는 장기적인 프로젝트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 준비에 박차를 가함에 따라 미국에선 재무부와 국무부, 국방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당국자가 그 영향을 파악하는 작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인민은행은 선전과 상하이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디지털 위안화의 실증실험을 거듭하면서 주요국 중앙은행으로선 처음 실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리보(李波) 인민은행 부행장은 18일 보아오 포럼에서 "다가오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 선수와 방문객들이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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