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자산 5조 이상 대기업·총수 지정
당초 쿠팡 총수 없는 대기업 지정키로 결론
"외국인 특혜"…정치권 등 형평성 논란 제기
법적으로 지정 가능, 각계 의견 수렴해 결정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매년 4~5월 각 재벌 그룹의 총수(동일인)를 지정해 발표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심에 빠졌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을 총수로 지정할지를 두고서다.
20일 정부에 따르면 공정위는 오는 30일 자산 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 집단 지정 발표를 앞두고 각 집단의 총수 지정·변경 작업에 한창이다. 올해 대기업 집단 지정과 총수 지정의 관심사는 쿠팡이다.
공정위는 '기업 경영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를 기준으로 총수 지정 여부를 정한다. 김범석 의장의 경우 의결권 비율이 76.7%(10.2%)에 이르러 지배력이 충분하지만, 공정위는 당초 쿠팡을 총수 없는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하기로 잠정 결론 내린 상태였다.
'외국인은 총수로 지정하지 않는다'는 관례 때문이다. 외국인의 경우 국내법 적용을 받지 않아 지정하더라도 그 실효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사우디아라비아 기업 아람코의 지배를 받는 S-Oil이나 미국 GM의 자회사인 한국GM이 총수 없는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돼 있는 이유다.
그러나 정치권·시민 단체·일부 유통업체 등이 형평성 논란을 제기했다. "쿠팡을 총수 없는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하는 것은 외국인 특혜를 주는 셈"이라는 논리다. 공정위가 외국인을 총수로 지정한 전례는 없지만, 법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공정위는 각계 입장을 수렴해 김범석의 총수 지정 여부를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범석 의장이 총수가 되면 쿠팡이 매년 제출하는 '지정 자료'의 책임을 져야 한다. 공정위는 각 대기업 집단으로부터 총수 일가의 보유 현황 등을 지정 자료라는 이름으로 매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공정위의 '사익 편취 제재' 대상 회사도 달라진다.
다만 총수 없는 대기업 집단이 되더라도 부당 행위 금지 규정(공정거래법(독점 규제 및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1항 제7호)은 똑같이 적용된다는 것이 공정위의 입장이다. 총수가 없다고 해서 특혜를 받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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