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서공노 사무실 찾아 임원진과 소통
신용수 위원장 "서울시 청렴도 다시 회복 기대"
오 시장은 20일 오전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에게 공식 사과한 이후 오후 3시30분께 서울시청 신청사 4층에 위치한 서공노 사무실을 비공개로 방문했다.
15분 정도 진행된 면담에서 오 시장은 신용수 서공노 위원장 등 임원진과 만나 "우리가 챙겨야 할 일들을 노조에서 대신 챙기고 계신다는 이야길 들었다"며 "앞으로도 위원장님과 자주 만나 소통을 통해 직원들의 어려움도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는 오 시장이 서공노가 지난해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과 후속조치에 대해 침묵해 온 서울시를 대신해 진상규명에 대한 강한 목소리를 낸 것을 빗대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의 예상치 못한 깜짝 방문에 놀란 신 위원장은 웃으며 오 시장과 악수를 하며 "이렇게 뵙게 되니 너무 반갑다"며 "오늘(20일) 브리핑에서 서울시 시스템을 잘 만드시겠다는 이야길 들었다. 직원들의 이야길 많이 듣고 시장님을 자주 찾아뵙겠다"며 화답했다.
신 위원장은 "시장님이 계실때 서울시 청렴도가 1위였다가 12위로 떨어진 뒤 다시 순위가 올라오고 있다"며 "다시 서울시가 청렴도를 회복할 수 있도록 기대 많이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오 시장은 "감동적인 말씀 감사하다"며 "그동안의 서울시 역사를 다 꿰고 계신 만큼 우리 인연이 보통이 아니다. 이제 어느 정도 업무 파악 등이 이뤄진 만큼 잘 챙기겠다"고 답하며 화이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오 시장은 2007년 실·국·본부별로 업무 능력이 떨어지거나 근무태도가 불량한 하위 3% 명단을 의무 제출하도록 했다. 이 가운데 100여 명을 추려 '현장시정추진단'이라는 이름으로 재교육을 실시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한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결국 2010년 폐지됐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오 시장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 안팎에서 오 시장 재임 당시 진행됐던 권위적인 기강 확립 정책 등이 재추진 될지 여부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오 시장은 취임 첫 날인 지난 8일 "옛날에 근무할 때 일을 많이 시켰다고 직원들이 걱정한다고 하던데 걱정 안 해도 된다"며 "코로나19 전시 상황에 직원 여러분들을 상대로 업무기강 확립이랄까 그런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고 여력도 없다"고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노조도 지난 9일 오 시장 취임 후 논평을 통해 "서울 시민의 공복이자 시민 삶의 대들보인 공무원들의 사기 앙양도 매우 중요하다"며 "공무원이 자긍심을 가지고 신나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드는 일을 가볍게 취급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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