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강판, 미얀마 군부 관련 법인과 합작 종료(종합)

기사등록 2021/04/16 10:27:26 최종수정 2021/04/16 11:19:00

MEHL과 합작종료 공식 발표

군부 자금줄이었단 지적 이어져

지분 인수로 현지 철강사업 유지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제53기 포스코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1.03.12.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옥승욱 기자 = 포스코가 미얀마법인 파트너사와 합작관계를 끝냈다. 합작관계사가 미얀마 군부의 자금줄이란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가중되면서다.

포스코강판은 16일 최근 미얀마법인의 합작파트너사인 MEHL(Myanma Economic Holdings Public Company Limited)과 관련한 이슈가 제기됨에 따라 MEHL과의 합작관계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1997년 합작사업을 시작한 이후 24년 만이다.

포스코강판은 그동안 미얀마법인(Myanmar POSCO C&C) 운영을 통해 미얀마에서 고품질의 철강지붕재를 생산해 왔다. 이를 현지에 공급하면서 미얀마 국민들의 주거환경 개선과 현지 고용 창출, 그리고 현지 산업화와 경제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포스코강판은 "미얀마의 철강사업이 계속해서 미얀마 주거환경 개선과 경제활성화에 기여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그동안 추진해온 장학금 전달 및 학교 지원, 감염병 예방을 위한 기금 지원 등 미얀마 내 공헌활동을 더욱 활성화해 미얀마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회사로서 지속 성장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포스코강판의 합작법인이 문제시 된 것은 지난 2월 미얀마 군부의 선거 불복으로 인한 쿠테타가 폭력사태로 번지면서다. 포스코강판이 미얀마 군부기업인 미얀마경제지주사(MEHL)에 배당 수익금을 나눠줬는데 이 자금이 군부를 지원하는 돈줄이 됐단 지적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배당금은 2017년부터 이미 중단됐다"고 해명했다.

세계 최대 인권단체인 국제 엠네스티가 지난해 9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MEHL이 1990년부터 2011년까지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 총액은 약 180억 달러이다. 이 가운데 160억 달러가 군부 자금줄로 사용됐다는게 엠네스티의 설명이다. MEHL 주요 경영진은 퇴역한 군인들로 구성돼 있으며, 주주로는 미얀마 군사령부와 사단 및 대대 등이 포함돼 있다.
 
이런 이유로 국내외에서는 포스코가 MEHL과 합작관계를 끝내야 한다는 요구가 거셌다. 참여연대 등 국내 시민단체들은 포스코 미얀마사업 수익 일부가 군부 자금줄로 사용된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6680억 달러(약 754조원) 규모의 네덜란드 연기금 운용사 APG 등 여러 투자단체들 또한 자사의 포스코 보유지분이 책임투자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포스코는 합작지분을 인수해 현지 철강사업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MEHL은 미얀마에서 운영 중인 미얀마포스코강판 지분을 30%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진행되는 사안들을 지속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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