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적이고 집요한 언어 실험으로 한국 문학사에 존재감을 각인시켜온 작가 최수철의 소설집 '사랑의 다섯 가지 알레고리' 속 알레고리는 오늘날 사랑의 여러 형태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작가는 인간 본질과 시대에 대한 면밀한 탐문의 여정을 사랑이란 테마로 꿰어 담아낸다. 신화와 고전, 심리학적 이론 등이 녹아 있고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소설들은 각각 의자, 가면, 모래시계, 욕조, 매미라는 사랑의 다섯 개의 알레고리로서 개별적으로 읽히는 동시에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가면이 지닌 의미를 활용한 작품 '변신'은 "사랑을 얻기 위해 우선 나 자신이 변하는 데 모든 것을 걸어야" 했던 인물의 이야기다. 사랑해온 사람 곁에 머물기 위해 육체적 변신, 새로운 인격을 부여하는 정신적 변신, 영적인 변신을 시도하는 과정을 그리는 이 소설에서 우리는 사랑이 개인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그 변화의 끝은 어디인가를 엿볼 수 있다.
363쪽, 문학과지성사.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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