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자취방 남아돌고 식당은 썰렁, 개강 한 달 대학가의 적막

기사등록 2021/04/06 18:50:45 최종수정 2021/04/06 18:51:51

비대면 수업으로 원룸 공실 20~30%

상점가 매출은 반토막, 상점 매물도 늘어

[수원=뉴시스] 안형철 기자 = 6일 오후 2시 경기 수원시 아주대학교 정문 앞 거리. 비대면 수업으로 학교를 찾는 학생들이 줄어들면서 인근 원룸촌과 상점가 역시 한산하기만 하다. 2021.04.06. goahc@newsis.com

[수원=뉴시스]안형철 기자 = “대학교 개강한 줄도 몰랐어요, 손님이 너무 없어서···.”

대학교 개강 한 달, 대부분의 대학교가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 학교를 찾는 학생들이 크게 줄어들자 대학가 거리에서는 한산함을 넘어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인근 원룸촌에는 빈방이 여전히 남아있고, 2년째 지속된 대학가 불황에 상점들 역시 공실이 늘고 있다.

6일 오후 2시께 경기 수원시 아주대학교 정문 앞 대학가. 거리를 오가는 발길은 드물고, 한낮이지만 문을 닫고 조명을 꺼둔 가게들도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로나19 이전 이맘때 원룸 등 자취방을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였지만, 지금은 빈방이 남아 집주인들이 월세를 낮추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 일대 공인중개사는 “비대면 수업으로 방을 구하는 학생들의 수요가 크게 줄었다”며 “대체적인 공실률은 20~30%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실이 심한 곳은 절반 가까이 방이 비어있는 곳이 있다”며 “학생들도 방이 남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이라 학생들을 붙잡기 위해 집주인들이 월세를 5먼~10만원가량 낮추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수원=뉴시스] 안형철 기자 = 6일 오후 2시 경기 수원시 아주대학교 원룸촌의 빌라에 붙어있는 임대문의 현수막. 2021.04.06. goahc@newsis.com

학생들이 줄다 보니 자연히 일대 상점가도 타격을 입고 있다.

 5년 동안 분식집을 운영 중인 주인은 “개학해서 방학 시즌보다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매출은 반 토막 수준”이라며 “학기 중에 벌어 방학 시즌을 버티는 구조인데 학기 중에도 매출이 나오지 않아 지금은 빚만 쌓여가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2년째 지속되는 코로나19 불황으로 매물로 나온 상점도 늘어나고 있다.

 근처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일대 상점가 매물은 5개 수준에서 선순환됐다. 하지만 현재 상점 매물은 20곳으로 늘고 새로 입주하려는 수요도 크게 줄었다.

 어느 공인중개사는 “현재 매물로 내놓은 곳 상당수는 기존 권리금을 절반가량 낮춘 상태”라며 “일부는 공실로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수원=뉴시스] 안형철 기자 = 6일 오후 4시 경기 수원시 경기대학교 정문 앞 대학가. 이곳 역시 학교에 머무는 학생들이 줄어들면서 원룸 공실이 발생하고, 상점가의 매출은 크게 줄었다. 2021.04.06. goahc@newsis.com

수원지역 또 다른 대학가인 경기대학교 정문 일대는 더욱 타격이 크다.

도심에 형성된 아주대 대학가와 달리 학생들에 의존한 매출 비중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일대에서 4년 동안 편의점을 운영해 온 점주는 “매출은 코로나19 이전보다 70%가 줄었다. 학생 손님이 60% 가량을 차지하는데 사실상 학생 손님이 거의 다 사라져 버렸다”며 “손님이 너무 없어서 개강한 줄도 몰랐다”고 자조했다.

 공인중개사는 “아주대와 달리 경기대 정문 대학가는 학생들 의존도가 더욱 큰 상권”이라며 “식당이나 소매점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고, PC방과 노래방 등은 거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특히 “2~3층 점포들은 절반가량이 공실이거나 개점휴업 상태”라며 “전체 원룸 규모가 작아 공실은 10~20% 수준으로 아주대보다는 낮지만, 건물에 따라서는 절반 이상이 비어있는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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