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유명 풍자 희극인, 자택서 체포…'反군부 선동 혐의'

기사등록 2021/04/06 17:04:19

미얀마 시위대, '피의 파업' 돌입…군부, 유혈진압 지속

[서울=뉴시스]사회·정치 분야 풍자로 유명한 미얀마 희극인 자르가나르(예명 족집게·본명 마웅 투라·60)가 6일 군부에 체포됐다고 이라와디와 미얀마나우 등이 보도했다. (사진 = 트위터 갈무리) 2021.04.06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사회·정치 분야 풍자로 유명한 미얀마 희극인 자르가나르(예명 족집게·본명 마웅 투라·60)가 6일 군부에 체포됐다고 이라와디와 미얀마나우 등이 보도했다.

이라와디 등 현지 매체는 자르가나르가 이날 오전 양곤 자택에서 체포된 이유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자르가나르가 형법 505조(선동)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지 매체도 군부가 지난 2월1일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연예인과 유명 인사 60여명에 대해 형법 505조 위반 등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고 전했다.

군부는 지난 2월 쿠데타 이후 반군부 시위와 시민불복종운동(CDM)을 탄압하고자 형법 등을 의회 의결 없이 개정했다. 당시 형법 505조에는 '공포 조장, 가짜뉴스 유포, 공무원에 대한 직간접적인 형사상 범죄 선동과 관련한 어떠한 시도도 최대 3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는 문구가 신설됐다.

자르가나르는 미얀마에서 가장 유명한 희극인이자 작가, 시인, 영화 제작자, 정치범이다. 1961년생인 자르가나르는 양곤대 치과대학 재학 중 극단에서 희극을 시작했고 1980년대 후반 방송에서 군부 지도자를 겨냥한 과감한 풍자로 큰 명성을 얻었다.

그는 적극적인 정치 참여로 수차례 수감됐고 무대 출연이 금지되는 등 활동도 제약을 받았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과 휴먼라이츠워치(HRW) 산하 자유표현기금으로부터 표창도 받았다.

자르가나르는 1988년 반정부 시위를 선동한 혐의로 체포돼 1년 동안 수감 생활을 했고 1990년 선거기간 정치 연설을 한 혐의로 다시 체포돼 4년간 옥고를 치렀다. 2007년에도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혐의로 자택에서 체포됐다.

미얀마가 사이클론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2008년에는 정부의 실정을 비판했다가 징역 59년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다만 형량은 항소 과정에서 징역 35년으로 감면됐고 2011년 정치범 대사면 과정으로 석방됐다.

이밖에 반군부 시위 현황을 타전하던 해직 기자 등 일반 시민에 대한 체포도 이어지고 있다.

미얀마 나우는 샨주(州) 5개 수용소에 수용 중인 국내 난민(IDP) 6000명이 군부의 공습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샨주 태국 국경 샨주난민위원회(SSRC-TB) 성명을 인용해 5일 보도했다. 난민은 1990년대 후반 미얀마군의 공세로 발생했다. 

SSRC-TB는 미얀마군 타칠렉 국경위원회가 지난달 30일 태국 매사이주 군사령관에게 태국 국경을 따라 소수민족 반군 샨주복원협의회/샨주군(RCSS/SSA)이 관리하는 기지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태국 영토로 침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SSTC-TB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RCSS/SSA가 쿠데타에 반대하고 있다는 이유로 진행된다. 군부는 카친족 반군이 쿠데타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카친주에도 공습을 전개한 바 있다.

미얀마 군부의 유혈 진압에도 반군부 시위는 6일에도 지속됐다. 이라와디는 도로와 공공장소에 피를 상징하는 붉은 색 페인트를 뿌리는 '블러드 스트라이크'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는 미얀마 군부의 진압으로 쓰러진 시위대를 추모하고 군사정권에 대한 지속적인 저항을 천명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미얀마 나우는 양곤과 만델라이 등 각지에서 시위대의 시위가 이어졌다고 했다. 군부의 강경 진압에 항의하는 의미를 담은 '무인 시위'도 각지에서 전개됐다고 했다. 무인 시위는 시위대 없이 반정부 문구가 담긴 팻말 등을 거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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