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3세 여아 친모 석씨 '사체 은닉 전 넋 기리기 위해 신발·옷 구입'

기사등록 2021/04/06 01:08:01

사체 은닉 시도 전 마트서 구입

실제로는 구입한 옷 등 못입혀

검찰, 석씨 임신과 출산 정황증거 다수 포착

[구미=뉴시스] 박홍식 기자 = 경북 구미에서 숨진 3세 여아의 친모 A(49)씨가 17일 검찰 송치를 위해 구미경찰서에서 출발하고 있다. 2021.03.17 phs6431@newsis.com
[구미=뉴시스] 박준 기자 =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의 친모인 석모(48)씨가 숨진 여아의 사체 은닉 시도 전 아이의 넋을 기리기 위해 신발과 옷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5일 석씨에게 미성년자 약취와 사체은닉 미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 기소했다.

미성년자 약취 혐의는 석씨의 딸 김모(22)씨가 낳은 여아를 대상으로, 사체은닉 미수 혐의는 숨진 여아를 대상으로 한 범죄행위이다.

당초 경찰은 석씨에게 미성년자 약취와 사체유기 미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검찰은 석씨의 혐의와 관련해 김씨가 2018년 3월30일 구미의 산부인과에서 출산한 신생아를 불상의 장소로 데리고 가 미성년자를 약취했다고 판단했다.

범행 시점은 김씨의 출산 직후인 2018년 3월31일에서 4월1일 사이로 봤다.

[서울=뉴시스] 26일 경북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의 친모인 석모(48)씨가 숨진 아이와 사라진 아이(3)를 산부인과 의원에서 채혈 검사 전 바꿔치기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석씨는 지난 2월9일께 김씨의 주거지에서 여아 사체를 발견 후 매장하기 위해 이불과 종이박스를 들고 갔으나 두려움 등으로 인해 이불을 사체에 덮어주고 종이박스를 사체 옆에 놓아둔 채 되돌아 나와 사체은닉이 미수에 그친 혐의다.

이 과정에서 석씨는 인근 마트에서 숨진 여아의 신발과 옷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석씨가 구입한 새 신발과 옷은 숨진 여아에게 실제로 입히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석씨가 3년 전 휴대전화에 출산 관련 어플을 깔고 병원 진료기록 및 출산 전·후 몸무게 차이 등을 토대로 석씨의 임신과 출산에 대한 정황증거를 확보했다.

또 석씨가 산부인과에서 자신의 딸인 김씨의 아이를 약취한 사실도 파악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석씨가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바꿔치기 한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대검 유전자(DNA) 검사 등에서 숨진 여아 친모가 석씨인 것으로 확인된 것도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구미=뉴시스] 박홍식 기자 = 경북 구미에서 숨진 3세 여아의 친모 A(49)씨가 17일 검찰 송치를 위해 구미경찰서에서 출발하고 있다. 2021.03.17 phs6431@newsis.com
검찰 관계자는 "사실관계는 동일하고 법리 적용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사체은닉으로 바뀌었다"며 "혐의 내용 자체가 달라졌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신 및 출산을 추단할 수 있는 다수의 정황증거가 확인됐고 산부인과에서 석씨가 친딸의 아이를 약취한 정황도 다수 확인했다"며 "석씨가 사체은닉미수 관련해서는 사실관계를 인정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 사건의 첫 재판은 오는 9일 오후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열린다.

숨진 여아의 언니로 밝혀진 김씨는 지난해 8월 이사를 하면서 빈집에 아이(숨진 여아)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 및 아동복지법·아동수당법·영유아보육법 등 4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수사당국은 살인 등 4개 혐의의 형량이 센 만큼 김씨가 이번 재판에서 자신과 숨진 여아의 관계 등에 대해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은 사실을 밝힐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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