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만난 오세훈 "등록금 감액 필요하지만…학교 입장도"

기사등록 2021/03/27 17:40:13

"등록금 감액, 시장이 해결할 문제는 아냐"

"감액 위해 중재자 역할 자처할 수는 있어"

"청년 주거 문제의 기본은 주택 공급 확대"

"청년 취업 위한 '청년취업사관학교' 설립"

[서울=뉴시스]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27일 오후 서울 연세대 학생회관에서 서울권대학 학생대표자와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2021.03.27. (사진=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성진 권지원 기자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7일 20대 청년 대학생들을 만나 등록금 감액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다만 오 후보는 서울시장이 감액 결정을 강제적으로는 할 수는 없다면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

최근 대학가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강의가 이어지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등록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연세대 학생회관에서 열린 서울권대학 학생대표자 간담회에서 등록금 반환 문제와 관련, "서울시가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등록금 문제를 서울시장이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할 수는 없고, 정부에 건의하고 촉구할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학생들이) 수업이 많이 부실해졌는데 등록금을 왜 똑같이 내야 하나 했을 때 대학당국에서는 움직이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올해 들어서 슬그머니 들어갔다"면서 "학생들 입장에서 보면 교육의 질은 낮아졌지만, 정책은 역지사지다. 학교 입장에서는 고정적인 지출은 그대로"라고 짚었다.

그는 "모든 것을 합리적으로 생각해 반영해서 양쪽이 다 만족할 수는 없지만 협의를 해서 등록금 감액을 해주는 것은 필요하다"며 "시장이 되면 서울시내 대학교 총장의 입장을 들어보고, 표현이 정확할지 모르겠지만, 중재자의 역할을 자처해도 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오 후보는 그러면서 "솔직하게 말씀드린다. 나도 이럴 때 대학 등록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다고 하면 표가 된다. 하지만 나는 평생 그렇게 정치를 안 했다"며 "(공약을) 화끈하게 쓰고 싶지만 모든 정책은 균형이 맞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오 후보는 청년 주거문제에 대해선 "기본적인 것은 전체적인 주택이 많아져야 청년이 들어갈 월세가 싸진다. 그게 진짜 정책"이라며 "골목길 차 하나 들어갈 수 없는 불편한 주택을 허물고 새로 집을 지으면 110~130% 공급된다. 그렇게 해서 신규주택을 늘리고 물량 자체도 늘리고 새집에 살고 싶은 분들이 들어가고 해서 선순환 구조가 생긴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소득기준을 높여서 중산층 이하 자제분들이 다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1년 하는 것을 보고 잘한다 싶으면 재신임 해달라. 5년 하면 자신 있다. 5년 하면 청년들이 주거 문제 때문에 높은 월세로 시달리는 일은 최소한 없도록 하겠다"고 자신했다.

또 오 후보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1인당 10만원 재난지원금 공약을 언급하며 "1인당 10만원, 1조원이면 기숙사를 지을 수 있는 돈인데 막 나눠주고 마는 것이다. 대학생 여러분들은 예리한 눈으로 보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선거 때 선심 쓰듯이 이렇게 공약으로 등장한다. 이런 것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공존, 상생의 가치에 맞는지 여러분들이 깊이 있게 들여다볼 시기"라며 "시장이 되면 기숙사 문제도 해결할 수 있도록 정말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오 후보는 청년들의 취업 문제에 대해선 "이른바 '미스매칭'(mismatching)에 의한, 정보 부족에 의한 취업 실패 사례가 많다"면서 "시장이 되면 취업 창업 성공사례에 정기적으로 접할 수 있는 플랫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오 후보는 청년들을 위한 '4차산업형 청년 취업사관학교 설립'을 공약한 바 있다.

그는 "청년취업사관학교를 만들어서 미스매칭을 해결하고 열심히 한 학생들은 재테크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드릴 수 있게 하겠다"며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청년들이 마음만 먹으면 건전한 경쟁의식을 갖고 사회에 뛰어들 수 있도록 시스템적인 접근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1시간 동안 이어지는 간담회에서 청년들의 고민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들었다. 그는 간담회에서 "경력 신입후보자 서울시장 재수생 오세훈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거나, "내가 약속을 너무 잘 지켜서 망한 사람이라는 것 아시죠"라고 말하며 분위기를 이끌기도 했다.

그는 간담회 말미에 "20대 청년 친구들의 기대에 크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지속적으로 청년들과 소통해서 여러분들이 오로지 학업에만 전념하고 젊음을 즐기고 누릴 수 있는 서울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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