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신춘호 회장 별세…라면업계 빅3, 오너 2~3세 경영 본격화

기사등록 2021/03/27 10:32:22

농심 신동원 부회장 시대 열려…후계구도 3형제 경영체제로 이미 정리

오뚜기, 함영준 회장 체제 공고화…실적 도약 위해 황성만 부사장 승진

삼양식품, 오너 2세 전인장 회장 부재로 3세인 '전병우' 체제 전환 속도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국내 라면업계 빅3가 올해부터 2~3세 경영을 본격화한다.

농심은 신춘호 회장의 별세로 신동원 부회장의 시대가 본격화됐다. 오뚜기는 2016년 창업주 함태호(86) 회장이 별세한 이후 오너 2세인 함영준 회장 체제를 공고히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 2014년 7월 향년 95세를 일기로 별세한 전중윤 삼양식품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전인장 회장이 전면에 나섰지만 2019년 1월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이후 3세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2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 창업주 율촌(栗村) 신춘호 회장은 1930년 12월 1일 울산에서 태어나 2021년 3월 27일 별세했다. 향년 92세다.

신 회장은 1965년 농심을 설립했다. 신 회장은 신라면과 짜파게티, 새우깡 등 제품을 개발하는 등 우리나라를 비롯해 글로벌 라면 산업에 큰 영향을 끼쳤다.

신 회장이 영면에 들면서 농심은 첫째 아들인 신동원 부회장 시대를 맞게 됐다. 신 부회장은 지난 25일 열린 제5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 된 상태다.

후계구도를 일찌감치 정리한 것도 신 부회장에 힘을 실어줄 요소로 분석된다. 신 부회장은 농심 지주사인 농심홀딩스 지분 4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차남인 신동윤 부회장은 전자소재, 포장재 사업 중심인 계열사 율촌화학을 맡고 삼남인 신동익 부회장은 메가마트를 이끌고 있다.

첫째 아들인 신 부회장이 주력 회사인 농심을 이끌고 차남과 삼남이 농심 계열사를 맡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도약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의 경우 건강기능식품을 주력 제품으로 성장시키는 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뚜기는 함영준 회장 체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공략한다. 최근에는 함영준·이강훈 대표이사 체제에서 함영준·황성만 대표이사 체제로 변화를 줬다.

오뚜기는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2조5958억원, 영업이익 198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대비 10.0%, 33.8%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 상승세를 올해도 이어가기 위해 오뚜기는 조직에 변화를 줬다. 핵심은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황성만 부사장이 선임된 것이다. 황 신임 대표는 함 회장과 각자 대표 체제를 꾸린다.

황 신임 대표는 1990년대 초반 오뚜기에 입사한 이후 영업, 제조 등 다양한 보직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라면 전문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2011년부터 오뚜기 라면연구소장을 역임하면서 스낵면을 비롯한 각종 히트상품을 출시에 관여한 인물로 삼양식품을 제치고 라면업계 2위에 오뚜기가 올라서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삼양식품은 2세 경영을 넘어 3세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너 2세인 전인장 회장은 2019년 1월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부인인 김정수 사장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대법원으로부터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런 이유로 1994년생 오너 3세 전병우가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그는 2019년 입사해 부장 직급을 달고 경영에 참여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이사로 승진해 경영 전반을 이끌고 있다.

전병우씨의 서포터는 1년만에 이사회에 복귀한 김정수 사장이 맡을 전망이다. 김 사장은 올해 초 경영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다만 김 사장은 대표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은 맡지 않고 ESG위원장으로서 활동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장남인 전병우의 경영 수업을 지도하고 승계 작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