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똘똘한 한 채 지키려…' 공주선 전세사는 시장님

기사등록 2021/03/26 11:47:17 최종수정 2021/03/26 11:52:14

김정섭 시장, 목동에 8억4000만원대 아파트 소유

1년전 논란 커지자 '집 사겠다' 약속…지금까지 안 지켜

타지에 집 두고 고향에선 전세사는 충남 유일 단체장

[공주=뉴시스]지난해 5월 27일 서울 주택 보유 논란 에 대해 ‘송구하다’며 김정섭 공주시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주=뉴시스]송승화 기자 = 시민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김정섭 공주시장이 1년 전 시민과 한 약속을 저버렸다. 김정섭 시장이 시민과 한 약속은 단순하다. 공주에 집을 구입해 산다는 것이다.

김 시장은 공주에 집이 없는 무주택자로 현재 신관동 한 아파트에서 전세를 살고 있다. 그렇다고 김 시장이 집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5일 관보를 통해 공개한 ‘정기 재산변동 사항’에 따르면, 김 시장은 지난해와 같이 본인과 배우자 공동 소유의 서울시 양천구 목동에 있는 8억 4400만원 아파트(72.76㎡) 한 채와 본인 명의의 공주시 신관동 아파트(59.99㎡) 전세권을 신고했다.

다만, 배우자 명의로 보유했던 서울 광진구 소재 연립주택은 지난해 1억 5000만원에 처분했다. 배우자 명의의 또 다른 서울 오피스텔 전세권도 지난해 상실했지만 동시에 장남 명의의 오피스텔 전세권을 새로 신고했다. 광진구 소재 연립주택 처분으로 우선 다주택자라는 불명예는 피해갔다.

지난해 5월 공주 집 미보유 논란이 불거지자 김 시장은 "지역에 집이 없는 것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라며 “수신제가(修身齊家)를 더 잘하겠으며, 공직자로서 작은 것이라도 살펴보지 못한 점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지역 내 집을 보유하기 위해 원도심 등을 알아보고 있다”라며 이례적으로 정례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공주=뉴시스]김정섭 충남 공주시장이 신고한 올해 재산 신고 내역 중 일부
하지만 그 약속은 1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는 현직 기초자치단체장이 다른 지역에 집을 두고 정작 자신이 기관장으로 있는 곳에서 '전세' 사는 것은 충남에서 김정섭 공주시장이 유일하다.

김정섭 시장의 공주 집 미보유 논란은 법적으로 문제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민 정서와 동떨어진 처신이며, 귀농·귀촌 등 지역 이주를 장려해야 할 지자체장의 모순된 행보라는 여론이 일고 있다.

공주시 신관동 주민 A(55)씨는 “서울, 그것도 목동에 아파트가 있는걸 보면 돈이 없어서 (공주시에)집을 못 사는 건 아닌 것 같다"라며 "법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시정에 대한 진정성과 정서상 이질감이 생기며 공주에 정착할 뜻이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서울 목동의 똘똘한 아파트 한채를 포기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라며 "현직 시장이 서울시에 재산세를 내면서 집을 갖고 있는 반면 정작 공주에서는 세금 한푼 안내는 '전세' 사는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민 B(38)씨는 "공주시는 인구 10만 붕괴 이야기가 나오는 판국에 인구를 늘리기 위해 타지역 주민에게 귀농귀촌 등을 장려하는 상황에서 김정섭 시장의 공주 집 미 보유를 단지 '논란'으로 넘길 문제가 아니다"라며 "김 시장은 공주에 집을 안사는 것인지, 못사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와 관련 김정섭 공주시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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