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리캡핑 권장 안 하지만 '한 손 사용' 제시
잘못된 정보 '주사기 바꿔치기' 관련 허위 글 지속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부부의 코로나19 백신 바꿔치기 의혹 제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주사기 뚜껑을 다시 덮는 '리캡핑(Recapping)'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는 의혹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보면 "생방(송)이 아닌 녹화 방송, 파티션, WHO 권고사항인 리캡핑 금지가 한 번에 발생해 괜히 국민들을 의심으로 몰아넣고"라는 의혹 제기 글이 나오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 부부는 지난 23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
논란의 장면은 백신 접종 과정에서 나왔다. 녹화 방송으로 공개된 장면에서는 간호사가 주사기를 들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서 백신을 추출(분주)한 뒤 백신과 뚜껑을 뺀 주사기를 들고 가림막(파티션) 뒤로 갔다가 다시 나와 대통령에게 접종했다.
이때 대통령에게 접종하기 직전 주사기에 뚜껑이 씌어있어서 '리캡핑' 논란이 발생했다. 주사기 캡을 열고 백신을 추출했는데, 가림막 뒤에 갔다 온 뒤에 다시 캡이 씌워져 있는 건 자연스럽지 않고 가림막 뒤에서 주사기를 바꿔치기했다는 주장이다.
WHO의 '주사 및 관련 절차에 대한 WHO 모범 사례(WHO best practices for injections and related procedures toolkit)' 문서를 보면 "바늘을 다시 씌우지 말고 바늘을 다시 씌워야 하는 경우 한 손으로 국자 기술을 사용"하라고 제시돼있다.
또 이 문서에서는 "양손 방법을 사용해 바늘을 다시 캡핑하면 바늘에 찔린 부상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권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러한 행동이 불가피한 경우 한 손 스쿱 기술은 바늘 스틱의 위험을 줄인다"라고 나와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날카로운 부상 예방 프로그램을 설계, 구현 및 평가하기 위한 워크북(workbook for designing, implementing, and evaluating a sharps injury prenention program)'에서도 폐기 시에는 리캡핑을 하지 말고, 시술을 위해 다시 씌우기가 필요한 경우엔 양손 대신 한 손으로 리캡핑을 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3일 경찰청에 백신 바꿔치기 등 관련 글에 대해 수사 의뢰했다. 접종 불안과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구경찰청이 책임관서로 지정돼 내사에 착수했다.
다만 이번 문 대통령 백신 접종 논란에서는 질병관리청의 안일한 대응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의료적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의 경우 백신을 분주한 주사기에 다시 뚜껑이 닫힌 리캡핑이 생소할 수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전문적인 설명은 없었다.
질병관리청은 문 대통령이 접종한 23일 오후 7시30분께 리캡핑 논란에 대한 질문을 접수했음에도 오후 9시20분께 "예방접종 관련 허위 조작 정보를 생산, 유포하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는 답변만 내놨다. 문 대통령이 접종을 한 종로구 보건소에서는 23일 해명조차 거부했다.
질병관리청은 24일에서야 "(백신)분주 후 접종 준비시간동안 주삿바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며 "질병청은 올바른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