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오세훈 vs '하락세' 박영선…서울 보선 최후 승자는?

기사등록 2021/03/23 16:15:03

'10년 전 인물' 구도로 보궐선거 대진표 확정

朴, 'MB 아바타' 프레임에 내곡동 문제 쟁점화

吳, 정권심판·중도층 공략으로 대세론 안간힘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서울시장 보궐선거 범야권 단일 후보로 확정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서며 취재진을 향해 주먹을 쥐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본선에 뛸 야권 단일후보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23일 선출됨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의 대진표가 확정돼 후보들간 경쟁이 본격 점화됐다.

이번 보궐선거는 오세훈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됨에 따라 10년 전 인물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이번 보선은 야권 정계개편을 포함한 정국 향배, 나아가 차기 대선 전초전(前哨戰) 성격도 가진 만큼 여야 간 잠룡이 가세한 총력전이 예상된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시대전환, 열린민주당과 잇따라 경선을 치러 범여권 단일후보를 일찌감치 확정 짓고, 정책관광과 민생현장 방문 등 야권 주자보다 한발 앞선 행보로 서울시민 유권자 마음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박 후보 측은 10년 전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중도사퇴한 오 후보의 과거 전력을 다시 들춰내며 '낡고 실패한 시장', 'MB아바타' 등의 프레임을 덧씌울 경우 보궐선거 경선 초반에 형성됐던 훈풍(勳風·오세훈 바람)을 차츰 가라앉혀 해볼 만한 승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오 후보의 약점 중 하나인 '내곡동 셀프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추가 폭로전을 준비하는 등 공세의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있다. 선거정국 내내 내곡동 문제를 점화시켜 여권에 불리한 악재로 작용하는 'LH 투기' 사태를 잠식하는 것은 물론 정권심판론도 희석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깔려 있다.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낮은 재보궐선거의 특성상 막판 결집이 승부를 가르는 중대 변수가 되는 만큼 박 후보는 남은 보름 동안 선거운동에 진력을 다해 여권 지지층의 결집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책 대결에서 집권당의 프리미엄을 활용하고 인물 경쟁력에서도 오 후보 못잖은 대중적 인지도를 가진 만큼 계속 격차를 좁혀 나가면 역전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박 후보는 야권 대표로 본선에 오른 오세훈 후보에게 "MB(이명박)를 똑 닮은 후보가 돼서 두 손을 불끈 쥐게 되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마음이) 콩밭에 가서 다른 일을 하려다가 그 일이 잘 안 되니까 서울로 다시 돌아온 재탕 삼탕 후보"라고 날을 세웠다.

이날 야권 단일후보로 확정된 오세훈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나경원 전 의원을 꺾은 데 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단일화 경선에서도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을 잠재우며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이변으로 강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 주최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1.03.23. photo@newsis.com
오세훈·안철수 후보간의 치열한 야권 단일화 경선을 거치면서 시민들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등 흥행에 성공한 만큼 이른바 '컨벤션 효과'를 통해 오 후보가 '대세론'을 형성해 선거전을 유리하게 끌고갈 수 있을 것으로 야권은 내다보고 있다.

오 후보는 보수와 중도를 아우르는 넓은 정치 스펙트럼으로 다양한 지지층을 확보한 만큼 야권 정치세력을 대표하는 범야권 단일후보라는 점을 선거운동 내내 강조하면서 본선에서도 무당층을 겨눈 중도확장 전략을 들고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두 당의 화학적 결합을 높이기 위해 이미 밝힌대로 단일화 경선 탈락 후보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오세훈 후보 캠프의 선대위원장을 맡게 되고, 전폭적인 지원에 나설 경우 오 후보에겐 중도 표심 공략에도 유리할 전망이다. 오세훈·안철수 공동전선으로 서울시민 재난지원금 10만원 등 각종 선심성 정책과 물량공세를 대대적으로 앞세운 박영선 민주당 후보의 집권당 프리미엄도 무력화하곘다는 복안이다.

만약 정부여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오세훈 후보를 '대체재'로 삼고 야권의 정권심판론에 호응한다면 오 후보가 지금처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에 큰 격차로 앞선 우위를 끝까지 유지하며 '대세론'을 굳혀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야권은 바라보고 있다. 

오세훈 후보는 단일화 경선 결과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시민 여러분의 뜨거운 분노마저도 두려워 않는 무능하고 무도한 오만방자한 알량한 조직으로 거대한 서울시민의 민심을 이기려고 하고 있다"며 "저는 깨어있는 시민 여러분들로부터 무서운 심판의 철퇴가 내리쳐질 것으로 확신한다"며 정권심판을 호소했다.

'오세훈 대 박영선'의 서울시장 보선 대진표가 확정된 가운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오 후보와 하락세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박 후보가 본격적인 선거전의 막이 오른만큼 수싸움도 치열할 것으로 보여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인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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