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 다지는 與 "예상대로 오세훈 돼…내곡동으로 이긴다"

기사등록 2021/03/23 12:09:14

"MB 박근혜 단일화 보는 듯…대한민국 불행 예고"

吳 내곡동 의혹 집중포화 "거짓말 증거 차고 넘쳐"

인물·조직 싸움 반전 모색 "與 지지자 투표장으로"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 발언 후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로부터 야권 단일화 소식을 전해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한주홍 윤해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3일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꺾고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데 대해 예상범위 내라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야권 강세 여론조사의 배경으로 지목하고 있던 야권 단일화 국면이 매듭지어진 만큼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 등 비위 문제를 집중 조명해 반전을 노리는 모양새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 측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사퇴왕 대 철수왕의 대결에서 사퇴왕으로 단일화가 이뤄졌다"며 "승자는 없고 패자만 남은 그들만의 리그"라고 평가절하했다.

강 대변인은 "서울시민을 따돌린 끼리끼리 단일화 쇼에 불과하다"며 "서로 머리채와 멱살을 잡고 '먼저 놓아라, 놓아주면 나도 놓겠다'는 식의 유치한 싸움을 하느라 감동도 없고 재미도 잃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신영대 선대위 대변인도 논평에서 "내곡동 투기 의혹에 대한 파렴치한 거짓말로 서울시민을 우롱해온 오 후보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부터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라는 평을 받은 안 후보의 단일화는 대한민국의 불행을 예고한 2007년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선을 떠올리게 한다"고 공격했다.

신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오 후보가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국민의힘 조직이 총동원된 상황에서 상당부분 우위에 있을 것이라는 전망은 있었다"며 "그 결과가 여론조사 결과로 나타난 게 아닌가 싶다"고 짚었다.

박영선 후보는 국회에서 단일화 결과를 전해들은 뒤 "이제 구도는 확실해졌다"며 "실패한 시장이냐, 거짓말하는 시장이냐, 미래를 말하는 박영선이냐의 구도"라고 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서울시장 보궐선거 범야권 단일 후보로 확정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23. photo@newsis.com

민주당은 야권 후보 단일화 국면에 접어든 이래 결과가 발표되는 이날까지 지도부가 총동원돼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에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안 후보는 언급되지 않았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거짓말 스무고개가 점입가경"이라며 내곡동 땅 의혹을 정조준했다. 이어 "오 후보의 거짓말을 입증할 증거와 자료가 차고 넘친다. 모든 서류와 문서는 오 후보가 한 일을 또렷이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시장 재임시절 각종 토건사업 예산을 물쓰듯 하면서도 정작 우리 아이들의 친환경 무상급식을 제지하겠다며 직을 내던진 전직 시장"이라며 "오 후보는 유치원 무상급식은커녕 이미 시행 중인 초중고 무상급식도 좌초시키려 할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앞으로도 오 후보의 내곡동 땅 투기 의혹에 총공세를 퍼붓는다는 방침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논란 등 악재가 겹친 데다가 야권 후보 단일화 국면이 지속되며 열세에 처했지만, 야권 후보가 확정된 이상 '인물' 대결로 구도를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열린민주당을 예방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23. photo@newsis.com

여기에 조직 대 조직 싸움으로 갈 경우 지난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싹쓸이하다시피한 서울시 조직을 총동원하면 해볼 만하다는 것이 민주당의 전망이다.

한 서울 지역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이미 실패한 시장, 내곡동을 통해 끊임없이 거짓말했던 시장, 코로나 방역과 민생에서 너무나 중요한 시기에 정쟁만 할 시장"이라고 오 후보를 깎아내린 뒤, "이젠 정당을 중심으로 놓기보다는 어떤 인물이 난국 극복에 적합한 인물인지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중진 의원은 "단일화 이슈에 묻혀서 후보 검증이 제대로 안 된 측면이 있는데, 본격적인 검증에 들어가면 내곡동 땅 문제가 만만치 않다"면서 "결국 안 후보를 지지하던 중도층이 오 후보를 포기하면 해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다른 서울지역 의원은 "우리 당원과 지지자들이 지금 아직 응집이 안 돼 있는데 그게 관건"이라며 "지지자들과 당원들을 투표장으로 나오게 하는 데 달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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