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연쇄 총격 사건이 발생해 아시아계 여성 등이 다수 사망한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가 도널드 트럼프 전(前) 미국 대통령과 서방 언론이 반(反)아시아인 범죄에 기름을 부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18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서방 언론이 반아시아 범죄 급증 원인'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자국 전문가 등을 인용해 주장했다. 이 매체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발간하는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영자 매체다.
글로벌타임스는 백인 총기 난사범 로버트 에런 롱이 애틀랜타 안마시술소에서 아시아계 여성 6명을 포함해 모두 8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면서 롱은 인종적 동기가 없었다고 했지만 경찰은 이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살인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급증한 공격으로 고통받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오싹하게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중국계 미국인 여성인 셰샤오쩐(76)이 샌프란시스코에서 30대 백인 남성에게 공격을 받았다고 한 뒤 아시아인 증오범죄에 대처하는 비영리 단체 'Stop AAPI Hate'를 인용해 지난해 3월19일부터 지난 2월28일까지 아시아계 미국인 3795명이 공격을 받았고 이중 중국계 미국인이 42.2%라고 했다.
샌프란시스코 중국계 미국인 상공협회 고문인 필립 초이는 "미국 사회에서 아시아인 인종차별이 높아진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 팬데믹과 관련해 중국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면서 주로 촉발됐다"며 "미국 경제가 팬데믹으로 타격을 받은 뒤 많은 사람들이 중국인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차이나 바이러스', '쿵 플루'라고 비난했고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과 안보, 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미·중 갈등을 부추겼다고 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과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전 미국 행정부와 특정 정치인의 발언이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미국사회의 적개심에 기여했다고 지적했다고도 했다.
선이 푸단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글로벌타임스에 "트럼프 행정부의 무모한 행동이 미국 사회내 잠재돼 있던 인종차별과 백인 우월주의를 촉발시켰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부 미국인이 인종차별을 코로나19 대응 실패, 높은 실업률, 경기 침체 등 만연한 사회 문제에 대한 불만을 배출할 통로로 여기 때문에 미국 내 인종갈등이 만연하다고도 했다.
신창 푸단대 미국문제연구소 부소장은 글로벌타임스에 "폭스 뉴스와 같은 보수언론, 뉴욕 타임스 같은 진보언론이 매출을 위해 최근 몇년 간 편향적이고 근거없는 보도를 내놨다"면서 "그 대가로 미국 내 아시아집단 전체에 대한 공격, 더 나아가 유혈 사태를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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