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박원순 피해자 입장에 놀라…이 나라가 법치국가인가"

기사등록 2021/03/17 16:22:11

"권력에 의한 양심없는 행위 방지 해야"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박형준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4·7 재보궐선거 중앙선대위 부산동행 제1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1.03.16. yulnet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가 2차 가해를 멈춰달라고 호소한 것과 관련, "과연 이 나라가 정상 법치국가인가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권력형성범죄, 피해자 보호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오늘 박 전 시장 성폭행 피해자가 입장을 낸 것을 보고 놀랐다. 그분 말에 의하면 성폭력을 당하고 박 시장이 사망 이후에도 계속해서 폭행을 당한 사람에 대한 가해가 이뤄졌다는 것을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 사람이 대통령까지 하려는 야심을 가졌던 사람인데 왜 스스로 목숨 끊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감이 어디서 나왔나. 이 문제를 밝혀야 성폭력에 대한 이유가 명확히 설명되지 않나 생각한다"며 "지금은 그 사건이 벌어진 이후에 성폭행 방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지만, 권력이 있으면 성폭행을 해도 괜찮고, 당한 사람이 계속 2차 가해를 받는 그것이 오늘날 당면한 현 실정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현재 권력이 그와 같은 양심 없는 행위를 하더라도 권력에 의한 성범죄는 방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당이 그것을 수용해서 앞으로 그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피해자는 2차 가해의 심각성을 호소했다. 이런 피해자를 지켜주지 못한, 사회적 성숙하지 못한 시스템에 대해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숙연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는 박영선 후보에게 2차 가해자들에 대해 따끔하게 야단 쳐달라 했다"며 "박 후보는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했는데, 그 말이 진정성 있게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게 하려면 당장 2차 가해자들 3명 의원들을 캠프에서 나가도록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선거를 통해서 막대한 행정, 재정 낭비가 있는데, 민주당은 이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권력형 성범죄 재발 대책이라든지 피해자 보호 대책에 앞장서야 하는데 상당히 소극적인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며 "당헌당규를 고쳐가며 후보를 낸 점에 대해서 몰염치한 행보라고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위 위원장인 김정재 의원은 "피해자의 호소를 정치적으로 재단하고, 피소예정 사실을 가해자 측에 유출하고, 피해호소인이라는 정체불명의 명칭을 만들어내고, 당헌까지 개정해가며 보궐선거에 출마하고, 지지자들에 의한 극심한 2차 가해를 묵인하고 방관하는 행태는 피해자가 감당하기에 너무 큰 고통"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박 전 시장의 권력형 성범죄를 고발했던 용기 있는 피해자는 오늘도 여전히 2차 피해로 고통받고 있다"며 "용기 낸 피해자가 고통받고, 가해자가 추앙받는 사회는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권력형 성범죄 은폐방지법'을 시작으로 권력형 성범죄를 뿌리 뽑고 성평등 사회를 만들기 위해 특위 위원들은 활동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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