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하면서 KBO리그 선수들 파악하려 노력"
"사직구장은 굉장히 소중한 곳…변한 모습 보니 실감"
추신수는 11일 오후 4시께 부산 사직구장에서 선수단과 첫 상견례를 마친 뒤 "큰 갈림길에서 한국행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SSG의 우승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며 "미국 지인들은 메이저리그 우승이 더 낫지 않냐고 하는데 나에게는 와닿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2005년부터 2020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정상급 타자로 뛰면서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경험하지는 못했던 추신수는 "미국에서 못한 것을 한국에서 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새벽에 제 경기를 보던 분들이 가까이서 나의 플레이를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월드시리즈 우승보다 한국에서 우승하는 것이 더 돌려드릴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추신수는 "한국에 온 것은 이기러 온 것"이라며 강한 승부욕을 드러냈다.
부산 출신인 추신수에게 사직구장은 각별한 곳이다. 부산에 남다른 애정을 보인 추신수는 공교롭게도 롯데 자이언츠가 아닌 SSG 유니폼을 입고 20년 만에 사직구장을 찾게 됐다.
이에 대해 추신수는 "어릴적 생각이 많이 난다. 부산은 야구를 시작한 곳이고, 사직구장에서 경기를 보며 꿈을 키웠다"며 "어릴 적부터 밥먹듯 들락날락한 곳이 사직구장이다. 선배들에게 야구를 배우고 꿈을 키웠던 곳이다. 20년 만에 오니 많이 변해있더라. 한국에 온 것이 실감이 났다"고 말했다.
2주 동안 제한적인 환경에서 훈련했던 추신수는 "몸 상태가 가볍고 무척 좋지만, 실내와 그라운드는 다르다. 내일 쉬는 날이고 주말에 훈련을 하게 될 것"이라며 "연습경기 출전 시기를 결정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하루이틀 몸 상태를 봐야하는데 감독님가 상의해 결정하겠다. 16~17일 삼성 라이온즈전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추신수와의 일문일답.
추신수
-선수들과 처음 만났는데 소감은.
"굉장히 설레고 긴장됐다. 격리하면서 선수들이 운동하고 경기하는 것을 지켜봤다. 선수들의 성적이나 개개인의 장단점을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선수들과 하루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선수들과 만나면서 떨리지 않았냐고 묻는데 그런 것은 없었다. 이 시간을 오래 기다려와서 설렜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데 기분좋은 시간이었다."
-2주간 격리하면서 어떻게 지냈나.
"2~3일 동안은 지루하고 따분했다. 다르게 생각하니까 2주간 한 곳에 머물면서 아무런 걱정없이 지낸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주어진 시간을 즐기자는 생각이 들었다. 연습경기를 보면서 선수들을 연구하는 시간도 가졌다. 3~4일 정도는 느리게 가는 것 같았는데 이후에는 시간이 굉장히 빨랐다."
-연습경기를 지켜보면서 느낀 점이 있나.
"야구는 다 똑같다. 미국에서 한 것과 크게 다른 것은 없었다. 한국 프로야구도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가 많기 때문에 누가 좋은 투수인지, 타자인지 파악했다. 외야수들이 어떻게 하는지 파악하는 시간이 됐다."
-메이저리그와 차이가 있었나.
"투수들의 평균 구속이 메이저리그보다 2~3㎞ 정도 떨어진다. 그것 말고는 잘 모르겠더라. 지금 연습경기라 선수들의 컨디션을 많이 보는 것 같았다. 연습경기만 보고 평가하기에는 빠른 것 같다."
-미국에서 출루율이 좋은 타자였는데 한국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 생각인가.
"내가 했던대로 똑같이 접근할 것이다. 미국에서와 같은 마음가짐대로 타석에 임할 것이다. 준비 과정이나 야구에 대한 마음가짐도 똑같이 할 것이다."
-야구에 대한 자세, 과정, 루틴을 후배들에게 심어줬으면 하는데.
"제가 하는 것이 모두 맞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하는 루틴이나 야구하는 방식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다. 많은 선수들의 좋은 점을 배워 나에게 맞으면 가지고 있고, 안 맞으면 버리면서 만들어졌다. 반복하면서 현재 나의 루틴이 생겼다. 나는 선수들에게 많은 예시를 줄 것 같다. 많은 예를 주면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따라할 것이다. 또 안 맞으면 버릴 것이다. 체형이나 성향이 모두 다르다. 선수들에게 이런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다.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 선수다.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냥 말이 아닌 마음 속에 와닿게끔 스스로를 알아야한다."
-경기 전 루틴은 어떤가.
"젊을 때에는 훈련량이 많았다. 지금 운동 선수로 어린 나이가 아니다. 무거운 무게를 든다고 해서 없던 힘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제 나이에 제 위치에서 맞춰서 해야한다. 나이가 들다보면 근육이 수축되기 때문에 스트레칭과 러닝 등을 더 많이 해야 한다. 젊을 때는 괜찮지만 나이가 들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스피드 내다가 근육 부상울 당할 수 있다. 부상을 방지할 수 있는 준비를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유연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류현진 선수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몇 년 더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첫 방문이 사직구장인데 기분이 남다른가.
"어릴 적 생각이 많이 난다. 삼촌이 이곳에서 야구했고, 정말 밥먹듯 들락날락한 곳이 사직구장이었다. 경기 밖에 계시는 분들도 안다. 김민재 코치님을 비롯해 많은 선배들에게 야구를 배우고 꿈을 키웠던 곳이다. 소중한 곳이다. 뗄레야 뗄 수 없는 곳이다. 사직에서 인사해야한다고 했을 때 다른 것보다 설렜다. 20년 만에 다시 온 것도 새롭다. 많이 변해있더라. 그런 모습을 보고 한국에 온 것을 실감했다."
-이기러 왔다고 말했는데 우승에 대한 갈망이 있나.
"사실 메이저리그에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우승이라는 것을 원했다. 운동하는 사람이라면 우승, 최고의 자리는 누구나 원하는 자리다. 한국으로 오냐, 안오냐의 큰 갈림길에서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SSG의 우승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미국 지인들은 메이저리그 우승이 낫지 않냐고 하는데 나에게 와닿지는 않았다. 미국에서 못한 것을 한국에서 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추신수라는 사람을 잘 모르고, 가까이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국에서 야구하면서 가까이 할 수 있고, 팬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됐다. 새벽에 경기보던 분들이 가까이서 나의 플레이를 볼 수 있다.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것보다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것이 더 돌려드릴 것이 많다고 생각했다."
-야외에서 훈련을 하지 못했는데 언제부터 경기에 뛸 수 있나.
"몸 상태는 가볍고, 너무 좋다. 하지만 실내와 그라운드는 다르다. 내일 쉬는 날이고 13일 훈련 때 봐야할 것 같다. 결정하는데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하루 이틀 몸 상태를 보고, 감독님과 상의하겠다. 이르면 16일 삼성 라이온즈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타석에서 공을 많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결과에 관계없이 실전의 느낌을 익혀야 한다."
-이태양에게 시계를 선물했는데.
"당연한 것은 없다. 받으면 항상 감사하고, 고맙다는 표현을 해야하낟. 저한테는 17번이 의미잇는 번호다. 초등학교 때부터 17번을 달았다. 추신수하면 17번이었다. 저에게는 특별한 숫자였다. 야구 선수 추신수에게 뗄 수 없는, 애착이 가는 번호다. SSG에 오겠다고 결심하고 나서 처음에 한 것이 17번을 가진 선수가 누구인지 묻는 것이었다. 부탁을 드리려고 했다. 그런데 이태양 선수가 먼저 마음을 이해해서 양보하겠다고 하더라. 후배지만 너무 고마웠다. 미국에서는 번호를 받으면 선물하는게 항상 있는 일이다. 조금 더 특별한 것, 받았을 때 기억에 남는 것을 선물하고 싶었다. 마침 제가 좋아하는 빨간색 시계가 있었고, 미국에서부터 준비했다.너무 고마웠다. 아직까지도 너무 고마운 마음이다."
-부산 팬들에게 전하는 말이 있나.
"부산 팬 분들은 섭섭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에 오래 있었다. 팬들이 미국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지만, 가지 못해서 못 본 분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 분들에게 건강하게 야구하는 모습 보이면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부산에서 야구를 시작해 꿈을 키웠지만, 지금은 SSG 소속이다. 내가 워하는 팀에서만 뛸 수 없다. 그런 부분을 팬들도 이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태극마크에 대한 생각은.
"김인식, 김경문 감독님과 통화를 했다. 물어보는 것이 예의인 것 같다고 하셔서 감사했다. 아시안게임에서 병역 혜택을 받고 이후 한국 대표로 뛰지 못했다. 개인적인 부분이 있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부터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김경문 감독님이 전화를 먼저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김경문 감독님께 제가 실력이 된다면 저를 뽑아달라고 말씀드렸다. 내가 추신수라서가 아니라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한국 대표팀 경험이 있고, 몸 상태가 100%가 아닌 상황에서 대표팀을 하는 것은 서로 힘들다. 몸 상태가 100%가 아니고, 팀에 도움이 안 되면 안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실력이 된다면 언제든지 나가고 싶다. 가서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 실력 된다면 뽑아달라고, 기꺼이 나가겠다고 했다."
-유니폼에 빨간색을 유지한다고 하는데 빨간색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좋았다. 나는 빨간색이 있으면 기분 좋을 것 같다. 17번이 뗄 수 없는 것 같이 어릴 때부터 빨간색을 좋아했다. 이상하게 빨간색을 보면 힘이 나는 것 같다. 바람이 있다면 빨간색이 들어가면 좋겠다. 개인적인 입장에서 다 빨간색이면 좋겠다."
-올해 목표는.
"너무 높게 평가해주신다. 부담은 안된다. 어떤 선수인지 알고 있고, 144경기 한 시즌을 건강하게 뛴다면 어떤 성적을 낼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다. 어떻게 할지 걱정하지 않는다.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건강이다. 어린 나이가 아니라 건강에 신경써야 한다. 예전에 몸이 안좋아도 자존심 때문에 경기에 나갔는데, 좋았던 경험도 있지만 안좋은 경험도 있다. 나이가 있으니 물러나서 생각할 여유가 생겼다. 성적보다 개막전부터 시즌 끝날 때까지 건강하게 뛰는게 목표다.
-2주만에 자유의 몸이 됐는데.
"일단 선수들과 얼굴을 익혀야 한다. 조심하고 싶다.어린 나이에 한국을 떠나서 선후배를 잘 모른다. 그냥 다 인사했다. 선수들 이름과 나이, 코치, 구단 관계자에 대해 익혀야 한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최근 2년간 발사각 높아졌는데 기술적으로 준비한 것은.
"발사각을 높이려고 한적은 없다. 타구 속도를 조절한 적도 없다. 야구가 지금 너무 많은 숫자의 야구가 되다보니 기본적으로 해야할 것을 잃고 있다. 발사각과 타구 스피드는 내가 원하는 공을 치다보면 좋아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