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서 증강현실 체험 가능해진다'…ETRI, 8호선서 시연 성공

기사등록 2021/03/10 14:08:56

영국과 국제 공동연구, 기가급 이동 백홀 네트워크 이용

기존보다 최대 30배 빠른 1.9Gbps

[대전=뉴시스] 지하철 무선 백홀 전송 시연 개요도.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지하철에서 이동형 백홀(무선통신) 기술로 증강현실(AR) 서비스를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하철 8호선 잠실역~송파역 구간 지하철 안에서 초고주파 무선 백홀 시스템을 이용, 5G 서비스 시연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시연은 1.9Gbps급으로 기존대비 데이터 전송속도가 30배 빠르고 AR 몰입형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190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현재 지하철에서 이동통신 사업자가 제공하는 무선랜 서비스의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58.50Mbps로 승객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에는 속도가 더욱 떨어진다.

연구진은 용도 미지정 주파수 대역(FACS·Flexible Access Common Spectrum) 밀리미터파 주파수를 활용, 인터넷에 연결하는 '초고주파 기반 무선 백홀 시스템'을 보완한 뒤 서울 지하철에 적용했다.
 
시연을 위해 ETRI는 지하철 터널 내부 5개 구간에 기지국 시스템을, 잠실역 통신실에는 게이트웨이와 서버를, 지하철 운전실에는 단말 시스템을 각 설치, 통신 시연 환경을 구축했다.
 
시연 장소는 직진성이 강한 주파수 특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성능 여부를 확인키 위해 우리나라 지하철 중 가장 굴곡이 심한 8호선 잠실역~송파역 구간을 선정했다.

시연은 달리는 지하철 안에서 전송속도를 측정하고 송파역 승차장에서 몰입형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체험하는 형태로 진행했다.

특히 이번 시연에서는 광고 콘텐츠를 송출해 사용자들이 맞춤형 콘텐츠를 수신하는 광고 서비스 모델이 적용돼 스마트폰 앱과 AR 글래스를 연결해 AR 기술로 광고에 나오는 신발을 신어보는 시연에 성공했다.

최신형 신발을 신어보는 AR 몰입형 멀티미디어 서비스 시연을 위해선 약 10Mbps 전송속도가 필요하며 ETRI는 기지국 시스템과 단말 간 최대 1.9Gbps 전송속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보다 30배나 빠른 속도다.
 
이번 시연의 핵심기술은 필요한 단말에 송신 신호를 집중해 보내는 빔포밍(Beam Forming) 기술과 지하철이 이동하면서 단말과 연결되는 기지국이 바뀌는 상황에서도 데이터가 손실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결을 유지하는 핸드오버(Handover) 기술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 2018년 2월 개최된 제 3차 한·영 ICT 정책 포럼의 결과로 이듬해인 2019년부터 추진돼 약 2년여 간 영국과 공동연구로 이뤄졌다. 우리는 초고주파 기반 지하철 무선백홀 시스템을 개발하고 영국에서는 5G 기반 몰입형 멀티미디어(AR) 서비스를 개발했다.

ETRI 김명준 원장은 "이번 시연을 통해 지하철 등 상용 대중교통망에서 고속 무선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 기술을 발판으로 향후 국내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폭이 더 넓어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사이먼 스미스(Simon Smith) 주한영국대사도 "한·영 국제공동연구로 개발된 5G 기술이 다음 달 영국에서도 실증 단계에 돌입할 예정이다"면서 "향후 더 많은 기술교류로 해당 기술이 상용화돼 한국과 영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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