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웃고 울리는 '테슬라·게임스탑'

기사등록 2021/02/26 05:00:00 최종수정 2021/02/26 05:29:16

게임스탑, 3주만에 347달러→40달러로

테슬라, 14거래일 동안 주가 20% 하락

"가격제한폭 없어, 주가 변동성 더욱 커"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서학개미들의 잠 못 이루는 밤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미국 기업인 테슬라와 게임스탑의 주가 변동성이 날로 커져가고 있는 이유에서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1/25~2/24)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거래(매수+매도)한 종목은 '테슬라'로 나타났다. 이들은 테슬라를 38억3775만달러(4조2538억원)를 사고팔았다.

다음으로 많이 매수·매도한 종목은 게임스탑으로 같은 기간 32억8231만달러(3조6391억원)어치를 거래했다. 3위인 애플(14억6858만달러)과 비교시 거래 규모가 55.2%나 차이 난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위 두 종목에 쏠려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각) 게임스탑은 장 후반 100% 넘게 폭등하기도 했다. 이날 게임스탑은 전날보다 46.74달러(103.94%) 오른 91.71달러에 마감했다. 하루 새 거래량이 10거래일 평균의 2배가 넘는 수준이었다.

지난달 공매도 논란의 광풍 속에서 주가 변동성을 키웠던 게임스탑은 기업 최고 책임자들의 대대적 개편에 대한 소식이 기대감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게임스톱은 짐 벨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다음 달 26일 사임한다고 밝혔다는 소식이 나오고 나서 주가가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에 장 마감 30분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게임스탑은 지난달 주가가 1700% 넘게 폭등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제도를 역이용해 주가를 올리면서 6개월 전만 해도 4달러대에 머물던 주가가 지난달 27일에는 347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한 달 동안 주가가 1784% 상승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주식거래 앱 로빈후드와 여러 증권사가 과도한 변동성을 이유로 게임스탑 주식 거래를 일부 제한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며 100달러 아래로 밑돌았다. 이달 18일에는 40달러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문제는 게임스탑의 주가가 고점에 있을 당시 국내 투자자들이 게임스탑 매매에 뛰어든 것이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1월25일부터 29일까지 5거래일 동안 1억949만달러(1213억원) 규모의 게임스탑 주식을 사들였다. 고점에 들어간 주식이 며칠 새 폭락하며 그야말로 강제로 버티게 된 것이다.

게임스탑의 주가가 100% 넘게 올랐음에도 여전히 지난달 고점인 300달러대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테슬라 역시 지난 24일 주가가 6% 넘게 상승했다. 아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스타 투자자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가 1억2000만달러(1330억원)가 넘는 테슬라 매입 소식에 테슬라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달 초(2/2) 872.79달러였던 테슬라는 지난 23일 698.84달러까지 내려가며 14거래일 만에 주가가 20% 가까이 하락했다.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테슬라를 15억9840만달러(1조7726억원)을 사들였다.

테슬라는 지난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진입과 주식분할로 지난해에만 주가가 700%가량 급등한 기업이다. 올해 729.77달러로 시작한 테슬라의 주가는 880달러(1/8)까지 올랐다가 698달러(2/23)로 내려가며 주가 변동률을 키웠다.

두 종목의 변동 폭이 큰 이유는 현재 미국 증시가 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면서 상승세가 둔화된 데다가 개별 기업 이슈가 엮이면서 변동성을 키웠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경우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최근 비트코인에 1조6000억원 가량 투자하면서 비트코인 이슈가 테슬라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다가 국내 주식시장과 다르게 미국 증시에는 종목의 상승, 하락을 제한하는 가격제한폭(우리나라의 경우 30%)가 없기 때문에 더 크게 오르고, 더 크게 내리는 것이다. 지난달 게임스톱 사태에서도 135% 폭등, 60% 폭락이라는 등락이 가능했던 이유다.

이 때문에 증시 전문가들은 해외 주식 시에 해당 국가의 증시 상황과 규정에 대해 공부하고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구체적인 기업분석 없이 묻지마식으로 소문에 따라 투자할 경우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e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