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 "약자 편에서 만화 그리는게 기만이 되더라"

기사등록 2021/02/16 15:35:11

이말년 유튜브 인터뷰서 심경 밝혀

[서울=뉴시스]웹툰작가 이말년 유튜브 출연한 기안84. (사진 = 유튜브 캡처) 2021.02.16.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웹툰작가 기안84가 최근 자신의 작품 관련 논란이 잇따르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전했다.

지난 15일 웹툰작가 이말년이 운영하는 유튜브 '침착맨' 채널에는 '기안84 인터뷰 1부 - 이제 웹툰이 힘들어요'가 게재됐다.

기안84는 영상에서 웹툰작가로서, 방송인으로서 느끼는 여러가지 고충들을 털어놨다.

특히 이날 인터뷰는 생방송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안84의 요청으로 녹화방송으로 치러졌다. 말실수할까 두렵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기안84는 "어떻게 보면, 20대 때는 저도 청년이었고 직업을 찾아 헤맸었다. 그런데 이제는 잘 먹고 잘사는 축에 들어가 버리니까, 그런 사람이 약자편에서 만화를 그린다는 게 기만이 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잘 먹고 잘사는 사람 편도 그려야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보탰다.

최근 그는 작품 '복학왕'에서 부동산 관련 이야기를 다루며 정책과 현실에 대한 풍자를 담은 바 있다. 이에 대한 호응도 있었지만 기안84가 실제 건물주임을 지적하며 저격하는 반응도 있었다.

인터뷰에서는 이러한 상황에서 느낀 기안84의 심경들이 엿보였다.

차기작에 대한 고민을 묻자 "아니다. 차기작은 이제 없다"며 "모르겠다. 저는 이제 만화가 힘들다"고 털어놨다.

이말년이 '은퇴선언이냐'고 되묻자 기안84는 "그런건 아니다. 연재한다는 거 정말 좋다. 감사한 일이다. 이제 10년 했더라. 그런데 힘들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만화가는 연재 중에는 삶이 없지 않나.하고 싶은게 있는데 조금 있으면 40대니까 하고 싶은 걸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웹툰작가 이말년 유튜브 출연한 기안84. (사진 = 유튜브 캡처) 2021.02.16.photo@newsis.com

'하고 싶은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기안84는 멋쩍은 듯 웃으며 "원래 초등학생 때 꿈이 가수였다. 댄스 가수가 꿈이었는데 이제는 댄스 가수 아니고 발라드 가수를 해보고 싶긴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꿈이라서 그냥 얘기만 하는 거다"라고 재차 강조하며 조심스러워 했다.

이를 지켜본 주호민은 "왜 댄스 가수를 하고 싶다고 하면 욕먹을 거라고 생각하나. 매번 뭔가를 하면 욕을 먹어서 그런건가"라고 했다.

그러자 기안84는 "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뭘 하면 '니가 뭔데 댄스를 하냐' 이럴 거 같다. 약간 '전공자도 아닌데 왜 TV나와서 그러냐'고 하는 것도 있으니까 제가 나중에 가수를 하게 되면 또 '전공자도 아닌데 무슨 가수를 하냐'고 할 것 같다. 그래서 뭘 해도 사실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 있다"고 말했다.

주호민은 "이 친구가 아주 불안이 심하다. 하도 욕을 자주 먹어서 굉장히 위축돼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기안84는 "위축돼있는데도 욕은 또 먹는다. 팔자에 구설수 사주가 있다더라"고 반응했다. 또 "저는 시청자도 무섭고, 네이버도 무섭고, 왜 이렇게 모든 사람이 무섭게 변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이렇게 만드는 건가"라고 했다.

그는 "모르겠다. 만화가 이제 10년째인데 어떻게 보면 20대를, 제가 26살부터 했으니까 지금 38살, 중간에 쉬었던 것 빼도 연재 기간이 10년이 넘는다"며 "물론 하고 싶은 걸 하는 것도 좋지만 인생의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잘 놀고 잘 먹고 열심히 일하고. 그런데 마감, 마감, 마감 이렇게 되니까 이 고마운 것도 힘든 것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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