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엔 오승환과 계약 논의하기도
텍사스는 13일(한국시간) 투수 양현종(33)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메이저리그에 승격하면 연봉 130만달러(약14억4000만원)를 받고, 성적에 따른 보너스 55만달러(약6억1000만원)을 추가로 수령할 수 있는 조건이다. 최대 185만달러(약20억5000만원)의 계약인 셈이다.
텍사스는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팀이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은퇴), '추추 트레인' 추신수가 몸담았던 곳이기 때문이다.
2001시즌을 마친 뒤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찬호는 텍사스와 5년 65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당시 큰 주목을 받았던 특급 계약이었다.
그러나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 5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올리며 승승장구하던 박찬호는 텍사스 입성 직후 부상과 부진으로 바닥을 쳤다.
2002년 9승8패 평균자책점 5.75로 고전했고, 2003년에는 허리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1승3패 평균자책점 7.58로 최악의 시즌을 썼다. 2005시즌 중 샌데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텍사스에서 통산 22승23패 평균자책점 5.79에 그쳤다.
박찬호와 텍사스의 계약은 현지 언론에서 역대 최악의 계약을 논할 때 아직도 언급될 정도로 아픈 기억만 남겼다.
텍사스와 한국의 두 번째 인연은 외야수 추신수가 맺었다.
추신수는 2014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한국인 메이저리그 역대 최대 FA 계약이다.
추신수는 지난해까지 텍사스에서 통산 799경기를 뛰며 타율 0.260, 114홈런 355타점 464득점 52도루의 성적을 냈다.
'몸값'에 비해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하지만, 추신수는 클럽하우스의 리더로 인정받았다. 코칭스태프는 야구를 대하는 추신수의 진지한 자세를 선수들이 보고 배워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추신수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계에 타격을 입게 된 텍사스 산하 마이너리그 선수 191명 전원에게 1000달러씩의 생계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추신수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텍사스와 계약이 끝났다. 리빌딩을 하고 있는 텍사스는 추신수와 재계약을 맺지 않기로 했다.
오승환(삼성 라이온즈)도 텍사스 유니폼을 입을 뻔했다.
오승환은 2018시즌 전 텍사스와 1+1년 925만 달러의 조건에 합의했다. 그러나 계약 전 메디컬테스트에서 오승환의 팔꿈치에 문제가 발견됐고, 결국 계약은 불발됐다. 오승환은 곧바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1+1년 최대 750만에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이어갔다.
텍사스는 2014년 양현종이 포스팅을 통해 미국 진출을 타진했을 때도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당시 양현종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입찰액을 제시받고 한국 잔류를 택했다.
끊어질 듯한 인연은 양현종이 다시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리며 이어졌다.
스플릿 계약을 맺은 양현종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경쟁을 통해 메이저리그 입성을 노린다. 텍사스 유니폼을 입은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모습을 또 다시 볼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리게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