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무 "EU와 관계 단절? 그럴 준비 됐다"

기사등록 2021/02/12 19:28:22

"우리 경제 위험하게 할 제재 가하면"

[모스크바=AP/뉴시스] 1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재판에 앞서 법원 경비를 수행하기 위해 근위대 버스가 도착한 모습. 2021.02.12.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유럽연합(EU)과 관계를 끊을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12일(현지시간) CNBC는 이날 오전 러시아 외무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처럼 보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EU와 결별할 계획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우리가 (그렇게 할) 준비가 됐다는 사실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우리가  가장 예민한 분야를 포함해, 다시 우리 경제를 위험하게 할 어떤 부문에서 제재가 가해지는 걸 보게 될 경우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를 전 세계에서 고립하고 싶지 않지만,  그럴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며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EU의 관계는 지난주 EU 외교 수장 격인 조지프 보렐 외교안보대표가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최악을 경신했다고 CNBC는 전했다.

분석가들은 이 방문이 "굴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보렐은 러시아가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를 지지하는 시위에 참석한 EU 외교관 3명을 추방했다는 사실을 일정 중 트위터로 알게 됐다. 보렐과 회담한 라브로프 장관이 이 사실을 논의하지 않은 것이다.

방문을 마친 보렐은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러시아 당국이 EU와 더 건설적인 대화를 할 기회를 잡고 싶어 하지 않았다는 걸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EU가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제재가 현실화하려면 EU가 논의를 거쳐 최종 승인해야 한다.

분석가들은 최근 러시아와 EU 간 갈등으로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가스관 '노드 스트림2' 사업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업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나발니의 독극물 중독 사건 여파로 이미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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