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9일 5000만원을 일제히 돌파했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7일 4000만원을 돌파한 지 한달여 만에 1000만원이 뛰었다.
지난해에만 4배 가까이 치솟았던 비트코인이 올해도 질주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비트코인 광풍이 불었던 3년전 최고가(2500만원대)은 이미 깨진 지 오래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요국의 경쟁적인 돈풀기에 화폐가치가 떨어지자 대체 투자처로 주목받았다. 특히 기관투자가들이 상승장을 주도하며 가격이 치솟았다.
비트코인이 올해도 강세를 이어가며 5000만원 문턱을 넘게 된 배경에는 '테슬라 효과'가 있었다.
테슬라가 8일(현지 시간)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구매했다고 공시했다. 테슬라는 "현금 수익을 극대화하고 다각화하기 위해 매입했다"라며 향후 자산 일부를 디지털 자산에 투자할 수 있으며 자사 전기차를 비트코인으로 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온라인 결제 기업 페이팔이 비트코인 결제를 시작한 데 이어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 중 처음으로 테슬라가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면서 파장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다른 가상자산들의 신뢰도도 높여줄 것이라는 기대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강세장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갤럭시디지털의 마이클 노보그라츠 창업자는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다른 기업들도 테슬라처럼 하게 되는 것을 볼 것"이라며 비트코인 가격이 연말 10만달러(약 1억1000만원)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관 진입이 본격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열린 '글로벌 가상자산&금융 컨퍼런스 2021'에서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 상승세를 이끈 ▲화폐가치 하락 ▲기관 진출 ▲디파이(De-Fi) 시장 성장 등 배경이 지속되며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의 상승장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그는 "기관 진출이 본격화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주요 은행들이 디지털자산 수탁(커스터디) 서비스에 진출하면서 가상자산에 대해 신뢰를 갖지 못했던 기관들의 부담이 다소 희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정보포털 쟁글과 한화자산운용이 공동 발간한 보고서도 비트코인 투자에서 기관투자자 유입이 현재 16%에서 올해 30%에 근접하며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기관투자자들은 비트코인에 부정적이었으나 규제 및 제도적 기틀 형성과 기관투자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으로 관심이 급증했다"라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는 특금법 도입을 기점으로 규제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고 있다고 분석됐다.
비트코인뿐 아니라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이더리움 선물을 상장하면서다. 앞서 CME는 2017년 비트코인 선물을 출시한 바 있다.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으로 기관투자가들이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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