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시설에 현대판 주홍글씨…시위 이어 납세거부도"…자영업자 울분

기사등록 2021/02/09 18:12:23 최종수정 2021/02/09 18:35:50

"매장 이용금지 문자 받는 가족 심정 이해하냐"

"업장 위주 규제 그만…밀집도 낮출 방안 필요"

"권리 침해…점등·개점시위 다음은 납세 거부"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9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위한 2차 공개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2021.02.09. mangusta@newsis.com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정부가 마련한 사회적 거리두기 개선 토론회에 참석한 자영업자 단체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위험시설로 지정된 업종에 대한 낙인이 심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집합금지 등 영업제한에 따른 손실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9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개편을 위한 2차 공개토론회'에 자영업·소상공인 대표로 참석해 "자영업자들이 분노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실질적인 손실 보상 외에도 형평성에 어긋나는 방역수칙, 사회적 낙인 찍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고위험시설'이라고 사회적 낙인찍고 '특정 자영업 시설을 이용하지 말라'는 문자메시지를 저와 가족, 동네 사람들이 받는 심정을 이해하느냐"며 "현대판 '주홍글씨'이고 마녀사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무총장은 집단감염 발생 장소가 종교시설이 33%, 요양시설 13%, 직장 11%, 실외·실내 체육시설 4%, 음식점·카페 2%, 기타 다중이용시설 2%라는 통계를 언급하며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방 종교시설 또는 요양병원에서 발생하는데 규제는 수도권 자영업자가 받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행정명령에 의한 집합금지, 운영제한 조치를 이행한 자영업자들에 대한 손실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사무총장은 "사회적 참사 보상 관련 논의를 할 때 '다음에 또 발생하면 보상하겠다'고 하는 것 봤느냐"면서 "지난 1년간 행정명령 이행은 공짜로 봉사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손실보상 소급적용이 없고 4차 재난지원금 이야기도 쏙 들어갔다"며 "집합금지 업종들은 지원금 한푼도 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손실 보상 없는 영업제한 조치가 장기화됨에 따라 자영업자와 사회취약계층이 함께 무너진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이 사무총장은 "가게 문을 닫고 아르바이트로 배달 일과 플랫폼 노동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실질적인 폐업 상태도 많다"면서 "사회 취약계층 대부분을 고용하는 자영업자 일자리마저 무너져 사회 취약계층까지 무너진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소상공인 측은 정부의 현행 업종별 운영제한이 지속된다면 오후 9시 이후 개점·점등시위가 앞으로도 이어지는 것은 물론 납세 거부 등 더 강한 반발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사무총장은 "자영업자들이 불법개점·점등시위를 하면서도 방역은 더 강화하자고 캠페인을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자영업자) 계층이 무너지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불복시위도 늘어날 것이다. 이들이 행동할 다음단계는 납세 거부"라고 말했다.

자영업·소상공인 측은 방역기조를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업종과 업장 중심으로 규제하는 대신 마스크 착용이나 업장의 영업시간 준수 등 행위 중심으로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 사무총장은 "K-방역을 폄훼할 생각은 없지만 수명이 다했다"며 "지금처럼 일률적인 업종 규제 대신 밀집도를 낮춰 감염을 낮추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자영업자도 업종·장소보다 행위자 중심으로 방역수칙이 바뀌길 바라는 생각이 간절하다"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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