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등 온라인쇼핑몰서 '미니보험' 가입

기사등록 2021/02/09 06:00:00

일반손해보험, 생존·변액보험은 '경쟁부족'

"기존 보험사에 미니보험 자회사 허가 검토"

"노후 소득지원·고령층 특화 보장성보험 활성화"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금융당국이 오는 6월 소액단기전문보험회사(미니보험) 도입에 따라 '1사 1라이선스'를 유연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특히 미니보험 활성화를 위해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간단손해보험대리점' 등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온라인쇼핑몰인 쿠팡 등이 휴대폰을 판매하면서 휴대폰 파손보험 상품을 함께 판매하거나, 공인중개사무소에서 전세금보장보험을 판매하는 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8일 '제2기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 회의'를 열고 '보험업 미래전망과 경쟁도 평가'를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빅테크 등 플랫폼의 보험업 진출 관련 공정경쟁 방안, 온라인 보험시장 활성화, 소액단기보험사 진입 촉진, 1사 1라이선스 허가정책 유연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에 따르면 손해보험시장은 상품 유형별 집중도 분석결과 일반보험은 '집중시장', 자동차·장기손해보험은 '경쟁시장'으로 나타났다. HHI가 1200 미만이면 '경쟁 시장', 1200이상~2500미만이면 '집중 시장', 2500 이상이면 '고집중 시장'으로 분류된다.

일반손해보험의 경우 2001∼2019년중 HHI지수가 종목별로 1200∼2000 수준이며, 손해율 등 지표를 감안해도 '집중시장'이란 평가다. 같은 기간 자동차보험의 경우 1400~1900 수준이나, 높은 합산손해율 등을 감안하면 '경쟁시장'으로 나타났다. 장기손해보험은 1300~2000으로 높게 나타났으나, 경쟁관계인 생명보험(개인 저축성)과 결합하면 '경쟁시장'으로 분석됐다.

 평가위원회는 손해보험시장의 경쟁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소액단기보험회사의 출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액단기전문보험사를 먼저 도입한 일본은 2016년 기준 보험회사 수가 189개이며, 이중 소액단기보험회사가 전체의 약 50%(89개)를 차지한다.

 특히 오는 6월 도입을 앞둔 소액단기보험업이 의도된 정책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존 보험사와 차별화되는 판매채널과 보험상품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란 평가다. 저비용·고효율 채널인 플랫폼과의 업무제휴, 지리적 근접성 및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간단손해보험대리점' 등을 활용할 경우 판매채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진단이다.

 간단손해보험대리점은 재화·용역을 판매·중개하는 자가 해당 재화·용역과 밀접하게 관련된 보험상품도 함께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다. 현재 공인중개사, 애견샵, 여행사, 항공사, 온라인쇼핑몰, 동물병원 등 18개 업종 1072개 사업자가 간단손해보험대리점을 영위 중이다.

또 평가위는 기존 보험회사들도 미니보험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과 차별화될 수 있을 정도의 혁신적인 사업계획이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올 2분기중 소액단기보험업에 대한 업계 설명회, 의견수렴, 수요조사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소액단기보험업 허가 심사과정에서 판매채널, 상품경쟁력 등 '사업계획의 타당성'에 대해 충분히 심사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위는 소액단기전문 보험회사의 최소 자본금을 20억원으로 설정하고, 장기보장(연금·간병), 고자본(원자력·자동차 등) 필요 종목 외 모든 종목의 취급을 허용한 바 있다.

소액단기전문보험업이 도입되는 만큼 '1사 1라이선스' 허가정책을 유연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1사 1라이선스란 1개 금융그룹이 생명보험·손해보험 각각 1개의 라이선스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1개 금융그룹이 새로운 보험회사를 인수하면 원칙적으로 합병해야 한다. 복수라이선스를 받기 위해서는 교보생명·교보라이프 플래닛(인터넷 전문), 한화손보·캐롯손보(인터넷 전문)와 같이 판매채널을 분리해야 한다.

평가위원들은 기존 허가정책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으나 오는 2023년 IFRS 17 도입, 저금리 등 환경변화에 따라 보험회사의 경영 효율화 및 사업구조 개선, 인수합병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소액단기전문보험업이 새로운 허가 단위로 추가될 예정인 만큼, '1사 1라이선스 허가정책' 유연화 방안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올 상반기중 정책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1사 1라이선스 허가정책을 유연화하는 세부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연구용역에서 기존 보험회사의 채널·상품 특화보험사 설립, 사업구조 개편 수요 등과 관련해 기존 보험사에 대해 '소액단기전문보험업(자회사)'을 허가하는 문제도 검토할 계획이다.

아울러 생명보험은 '경쟁시장'으로 분류됐으나 생존보험(건강·상해·연금 등), 변액보험 등 저축성·자산관리 상품에서는 '시장집중도'가 높게 나타났다.

특히 변액보험시장의 경우 초회보험료 기준 시장집중도가 1643으로 2017년 1191보다 수치가 오히려 상승해 경쟁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액보험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변액보험 전문보험회사의 시장 진입이 요구됐다. 변액보험의 특성상 투자 및 자산운영 능력이 요구됨에 따라 은행·증권 관련 금융기업들의 변액보험 시장 진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은행·증권계열 보험회사들이 주로 변액보험 판매 중이다.

특히 인구고령화와 저금리·저성장으로 인해 보험산업은 건강관리와 더불어 자산운영 전문회사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 변액보험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노후 자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노후 소득 증대를 위해 변액연금 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도 노후 소득지원, 고령층 특화 보장성 보험 활성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 보험연구원은 연금, 변액보험, 고령층 특화 보장성 보험, 건강데이터를 활용한 만성질환자 전용 보험 등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고령자 연금 증액과 저연령자 연금 가입 유도 등을 통한 연금보험 활성화, 60세 이상 고령층에 특화된 보장성 보험 확대가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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