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페이스북 차단에도…쿠데타 반대 첫 거리시위

기사등록 2021/02/04 18:02:44

미얀마 군부 페이스북 차단하며 여론 통제

[방콕=AP/뉴시스]태국 거주 미얀마 사람들이 1일 방콕의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미얀마 지도자 아웅산 수지 국가 고문의 사진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가 미얀마의 실질적 지도자 수치 고문, 윈 민 대통령 등 여권 주요 인사들을 구금하고 권력 이양과 함께 1년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021.02.01.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발생 사흘만인 4일(현지시간) 쿠데타에 항의하는 첫 번째 거리 시위가 열려 최소 3명이 체포됐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여명의 시민은 이날 미얀마 제2도시 중부 만달레이에 있는 만달레이 의과대학 밖에서 가두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쿠데타 반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구속된 지도자들을 석방하라"고 외쳤다. 이들의 시위 장면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페이스북에 게재된 동영상에는 이들이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사람들"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항의하는 모습이 담겼다.

아직까지 미얀마에선 쿠데타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군부에 대한 시민들의 저항 움직임은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BBC 방송은 지난 3일 미얀마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시민들이 베란다에 나와 팬과 냄비 등을 두들기며 군부에 항의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전역의 의료진들은 1일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 불복종 운동을 시작했다. 정부 병원 소속 직원과 의료종사자들은 3일 쿠데타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불복종 운동의 일환으로 옷에 붉은 리본을 달거나 군사 정부를 위해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의료진의 불복종 운동에는 70여 곳의 병원이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군부가 미얀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3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음에도 자신들의 이익을 중시한다고 비난했다.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미얀마 군부는 지난 3일 저녁부터 자국 내 페이스북을 차단하며 여론 통제에 나선 상황이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지난 1일 새벽 쿠데타를 일으키고 실권자인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총리에 해당)과 그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의원들을 구금했다. 수지 고문은 자택에 감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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