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더 확보되면 다시 검토하겠다"
아스트라제네카 승인 거부한 첫 유럽國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스위스 정부가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승인을 거부했다.
한국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와 1000만명분의 백신 구매 계약을 체결, 이달 중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유럽 정부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승인을 거부한 첫 사례가 나와 안전성 논란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3일(현지 시각) 스위스의 의약품 관리당국인 스위스메딕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사용을 허가할 수 없다며 "현재까지 확보되고 평가된 시험 데이터가 승인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스위스메딕은 "안전성, 효능, 품질과 관련한 추가 데이터를 위해 새로운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이용 가능한 데이터는 (백신의) 이익과 위험과 관련해 긍정적인 결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위스메딕은 "이르면 2월 말 북미와 남미에서 실시한 두 차례의 임상 3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 자료가 확보되면 신속하게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며 추후 다시 승인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스위스메딕과 가능한 빨리 새로운 데이터를 공유하고 규제 기관과 협력을 통해, 사용 승인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 유럽연합(EU)을 포함한 4개 대륙 50여개 국가에서 조건부 사용 승인, 혹은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고 자신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우리는 자사 백신이 효과적이며, 전염병 예방에 실질적인 효능이 있다고 확신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안전성 논란은 전 유럽에 거쳐 수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승인한 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웨덴·폴란드 등은 65세 이상의 고령자에 대해서는 효능을 확신할 수 없다며 접종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제한했다.
다만 EU 회원국이 아닌 유럽 국가로서는 스위스가 처음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사용 승인을 거부한 상태다.
스위스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의 백신을 승인, 이미 접종을 실시하고 있는 국가다.
유럽에서 1인당 의료비 지출이 가장 큰 의료 복지 국가인 스위스는 백신 접종 속도가 유난히 늦은 편이다. 1월31일 기준 총 31만5000회분의 백신이 접종됐는데 이는 전체 인구의 4%에 불과한 수준이다.
스위스 정부는 앞서 올 여름까지 인구 4분의 3에 해당하는 600만명을 상대로 접종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하루에 7만 회분의 접종을 실시해야 한다.
스위스 국민의 낮은 백신 신뢰도도 발목을 잡고 있다. 1월 초 취리히 대학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스위스 국민의 50%는 "백신을 맞을 의사가 없다"고 밝혔으며, 특히 이들 중 3분의 1은 "백신을 맞을 의사가 '전혀' 없다"며 강력하게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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