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현안 감담회 열고 피해점주 사례 청취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가맹·대리점 분야 불공정 피해점주들과 만나 "경기도 차원의 조사 요청과 수사 의뢰 등 필요한 것들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3일 경기도청에서 가맹·대리점 분야 불공정 현안 간담회를 열고 "가맹점이나 대리점 협회 모임 차원에서 제재나 불이익 우려로 할 수 없을 경우 공정국에 말씀하시면 도에서 할 수 있는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공정한 경쟁 환경은 매우 중요한 가치이고 시장경제의 핵심 역시 공정성이라고 본다. 불행하게도 지금은 누군가가 누군가를 억압하고 누군가가 착취당하는 그런 단계로 변질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이어 "규정 자체도 매우 불균형적이고, 그 불균형적인 법률 적용조차도 실제 현장에서 잘 안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만든 규칙·질서·합의가 현장에서 지켜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기준을 조금 더 합리적으로 공정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병욱·민병덕 국회의원, 김운영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 정종열 자문위원장, 피해점주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외식업, 전자제품, 교육서비스업 분야의 점주 4명이 직접 피해사례를 소개했다.
▲본사가 점주단체 활동을 이유로 자의적인 평가기준에 따라 서비스평가 최하위를 부여하는 등 계약해지를 압박한 전자제품 업체 사례 ▲외국계 프랜차이즈에서 계약서에 외국법 적용을 규정하고 국내법을 배제하는 사례 ▲점주단체 회장으로 활동한 이후 본사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고 계약 해지된 사례 ▲점주로부터 수취한 광고비 집행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광고판촉비를 과다 청구하는 사례 등이 공개됐다.
김운영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우월한 지위에 있는 본사는 언론에서 갑질 비난이 나오면 상생협약을 체결했다가 여론의 관심이 벗어나면 약속을 뒤집어 버리고 일방적인 계약 해지, 가맹점 단체 결성 방해 등 갑질을 계속한다. 점주단체에 협상권을 부여하는 등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해야 가맹점주의 권리를 찾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병욱 의원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가치가 가맹점·대리점과 함께 이루는 공유재산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인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으며, 민병덕 의원은 "외국계기업의 경우 공정위에서 우리나라 사건으로 취급을 안 하는 경우가 많아 이 문제의 해결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간담회가 끝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가맹점·대리점 분야 불공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가 본사의 부당한 요구와 처우에도 법과 제도의 미비, 공정거래위원회의 소극적인 입장과 조치로 피해와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는 실정"이라며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 공정위의 구조적 한계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정위의 업무 영역은 너무 넓고 인력이 부족한 상황도 해결해야 한다. 조사처분권 일부를 지방정부에 허용해 가맹점주들이 입는 피해를 하루 빨리 최소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기도는 당장 올해부터라도 중소상공인 협상력 제고 지원사업을 추진해 회계 조직관리 등 컨설팅, 법률, 플랫폼, 홍보 등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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