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법관 탄핵 공세 표적 '與→김명수' 겨냥…"권력 시녀 됐나"

기사등록 2021/02/03 17:16:07

대법원장, 임 판사 사표 만류하며 '탄핵' 언급 논란

'정치적 중립 위반' 판단 속 김명수 탄핵 여론전

유상범 "金, 탄핵 언급했다면 대법원장 자격 없어"

박형준 "다운된 선수 일으켜 또 두드려 패는 것"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1.02.03.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미영 기자 = 국민의힘은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3일 공세의 표적을 탄핵안을 발의한 여당에 서 김명수 대법원장으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김 대법원장이 사상 초유의 판사 탄핵에 대한 입장을 달라는 야당의 요구에 침묵하고 있는데다, 임 부장판사에게 사표를 만류하면서 '탄핵'을 언급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정치적 중립 위반'이 명백해졌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또 국민의힘이 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 밝힌 이후 판사 탄핵에 대한 맞대응이 아니냐는 부정적 여론을 상쇄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대법원장에 여권의 탄핵 발의에 대한 입장 표명을 촉구하면서 "'법관 탄핵은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권한'이라는 하나마나한 대법원의 답변이 대법원장의 뜻인가"라고 따졌다.

이어 "대법원장의 뜻이 정녕 그런 거라면 사법부 수장으로서 무자격자임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라며 "집권 여당이 법원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법관들을 겁박하면서 삼권분립을 무너뜨리고 있는데, 대법원장은 이 심각한 사태를 침묵으로 방관하고 심지어 조력자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는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여당의 탄핵 폭거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역사는 김명수 대법원장을 권력의 시녀가 되기로 작심한 대법원장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상범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대법원장이 임 부장판사에게 정말 '탄핵'을 언급했다면 그거야 말로 정말 대법원장으로 자격이 없다"며 "그건 사실상 대법원장이 임 판사 탄핵까지 생각하고 있었다는 얘기고, 사법부 독립 차원에서도 보면 적절치 않다"고 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예비후보인 박형준 동아대 교수도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판사가 사표를 냈는데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표를 수리 안했다는건 선수가 다운되려고 하는데 그 선수를 일으켜서 또 두드려 패는 것하고 똑같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사법부 수장이 사법부 독립성을 위해서나 판사들 신분의 독립성을 위해서도 지켜주는 태도를 가져야지 국회에다가 자기 판사를 그냥 내보내놓고 '탄핵해주십시오'하는 게, 이게 대법원장의 올바른 태도는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2.03. photo@newsis.com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법치와 민주주의 위기를 거론하면서 우회적으로 김 대법원장을 저격했다.

그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수장으로 있는 법원 운영의 문제점에 관해서는 몇 차례 지적한 바 있어 길게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21대 총선 무효소송 사건은 130건에 이르는데 현재까지 한 건도 결론 난게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까지 선거재판이 이렇게 늦어진 경우는 없었다. 왜 재판이 늦어지는지 설명조차 없었다. 대법원이 이래도 되는거냐"면서 "선거 재판의 지연으로 대법원은 신뢰를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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